이번에야말로…재계, 금산분리부터 AI육성·반도체법 연내 통과 ‘촉각’
K-스틸법 통과에 커지는 산업정책 입법 기대감
반도체법만 11건 계류…“이참에 금산분리 관철”
2025-11-28 15:00:14 2025-11-28 15:40:23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철강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이른바 ‘K-스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재계에서는 반도체, 인공지능(AI) 육성 등 민생 법안의 연내 처리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촌각을 다투는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12월 임시국회가 올해 ‘마지막 산업 입법의 기회’라는 관점에서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입니다. 다만, 학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산업 지원 정책에 대한 반대 여론도 적지 않은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서울 도심 속 마천루의 모습. (사진=뉴시스)
 
2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여야가 발의한 반도체 관련 법안은 모두 11건이 계류 중이며 AI 관련 법안은 28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법안’, ‘반도체산업 생태계 강화 및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안’, ‘인공지능 산업 육성 및 강국 도약을 위한 특별법’ 등 이름은 다르지만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직접 지원과 세제 혜택, 근로시간 유연화 등을 통해 반도체와 AI 산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AI 기술이 산업 전반의 새로운 표준(뉴노멀)으로 자리 잡으면서 산업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한다는 목적입니다. 그러나 관련 법 개정안은 여야 대치 속에 특검 연장, 사법개혁과 같은 법안보다 후순위로 밀리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180일이 경과한 반도체 특별법의 경우 법사위에 자동 부의된 상태지만, 반도체산업 전문 인력의 ‘주52시간 근무제 특례’ 적용 여부에 대해 제외하기로 여야가 잠정적인 의견 일치를 본 상태이지만, 업계의 반영 요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우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2월 첫째주 전체회의를 열어 반도체 특별법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면 연내 법안 처리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임시 국회는 예산 국회(법정 처리 기한 12월2일) 종료 이후 열립니다. 반도체 특별법의 경우 급물살은 타고 있지만 ‘주 52시간 예외 적용’은 포함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입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관심사입니다.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서로의 업종을 소유하는 것을 제한) 완화에 대한 내용이 담긴 만큼, 법안 개정의 물꼬가 터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현재 재계는 AI, 반도체 등에 천문학적 금액의 투자가 필요한 만큼 지주회사가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외부 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학계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신중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앞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20일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의·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이 개최한 기업성장포럼에서 “초대형 투자를 감당할 새로운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건의하기도 했습니다. 최 회장은 또 △첨단전략산업 경쟁력 제고 △생산적 금융 활성화 △기업 경영 불확실성 해소 △위기산업 사업재편 지원 등 주요 입법 현안에 대한 기업 의견을 담은 제언집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재계에서는 반도체 특별법 등이 1년여간 공회전 한 만큼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는 총선 시즌까지 겹쳐 산업 입법이 표류할 수 있다”며 “올해 마지막 임시 국회에서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중국의 첨단산업 부상과 미국의 통상 압박으로 수출 환경이 악화되면서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국회는 글로벌 시장을 헤쳐 나가야 하는 기업 현실을 고려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막는 규제를 풀어내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지원을 통해 산업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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