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발목…새해 초 제조기업 체감경기 먹구름
대한상의 ‘2026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
수출 개선, 내수 부진…중소기업 BSI 악화
2025-12-28 18:49:09 2025-12-28 18:49:09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새해 1분기 수출기업의 경기전망이 소폭 개선됐지만, 고환율과 비용 부담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체감하는 전반적인 경기 상황은 여전히 기준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업체 220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망지수는 직전 분기보다 3포인트(P) 상승했으나 기준치인 100에는 못 미친 77로 집계됐습니다.
 
BSI는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전망을 지수화한 지표로, 100을 넘으면 전 분기보다 경기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이며, 100 미만일 경우 그 반대로 해석됩니다.
 
조사 결과 수출기업보다 내수기업이, 대기업·중견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출기업의 전망지수는 전 분기 대비 16P 상승한 90을 기록했으나, 내수기업은 74에 그쳤습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전망지수가 75로, 대기업과 중견기업(각 88)보다 약 13P 낮았습니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이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비용 상승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결과로 풀이됩니다.
 
업종별로는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반도체와 화장품 등 주요 수출 업종의 전망지수는 각각 121과 120으로 높게 조사됐습니다. 조선업(96)과 자동차(77)도 각각 전 분기 대비 19P, 17P 상승하며 개선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반면 수입 비중이 높은 식음료 업종과 원자재 가격 및 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은 전기 업종은 각각 14P, 21P 하락한 84, 72를 기록했습니다. 비금속광물 업종 전망지수도 건설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16P 하락한 40에 그쳤습니다.
 
전체 기업의 38.1%는 ‘최근 지속된 고환율로 기업 실적이 악화됐다’고 응답했습니다. 반면 ‘수출 실적이 개선됐다’고 한 기업은 8.3%에 그쳤습니다. 또 ‘고환율 영향이 크지 않다’는 기업은 48.2%로, 이 가운데 37.0%는 ‘사업 구조상 환율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나머지 11.2%는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상쇄돼 실적 변동이 미미하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경영 성과와 관련해 기업의 65.1%는 연초에 설정한 매출 목표에 미달했다고 답했습니다. 목표를 달성한 기업은 26.4%, 목표를 초과한 기업은 8.5%로 집계됐습니다.
 
기업들이 꼽은 올해 사업의 주요 부담 요인은 ‘원부자재 가격 변동’이 65.7%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인건비 상승 53.7% △환율 요인 27.5% △관세·통상비용 14.0%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통상 불확실성 완화와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으나 고환율 지속과 내수 회복 지연에 기업 부담은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정부는 성장지향형 제도 도입과 규제 완화, 고비용 구조 개혁 등 근본적 경제체질 개선을 중점 과제로 삼고 위기 산업 재편과 미래산업에 대한 과감한 인센티브를 통해 제조업 경쟁력 회복을 뒷받침해야 한다”이라고 답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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