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무단 소액결제 등 침해 사고 후속 조치로 전 고객 대상 해지 위약금 면제를 시행한 첫날, 1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KT망을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번호이동 규모도 평소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하며 이동통신 시장 전반의 경쟁이 다시 달아오르는 모습입니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위약금 면제가 시작된 전날 기준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3만5595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직전까지 하루 평균 1만5000여건 수준이던 번호이동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김영섭 KT 대표는 지난해 12월30일 해킹 사태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뉴스토마토)
KT에서 이탈한 가입자는 1만142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SK텔레콤(017670)으로 이동한 가입자가 5784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LG유플러스(032640)로 이동한 가입자는 1880명, 알뜰폰(MVNO)으로 이동한 가입자는 2478명입니다.
이번 KT 이탈은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파장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지난 9월부터 본격화된 KT 해킹 사태는 전 고객 유심 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 사례에 비해 피해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통한 도청 가능성이 확인되고, KT 서버의 악성코드 감염 규모가 84대 서버이며 악성코드가 103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SK텔레콤 해킹 사례(28대 서버·악성코드 33종)를 웃도는 수준이 밝혀지면서 SK텔레콤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모습입니다.
업계에서는 위약금 면제 사실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연초 보조금 경쟁이 가열될 경우, KT의 일일 해지 규모가 수만 명대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단말기유통법(단통법) 폐지로 보조금 상한이 사라진 상황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이 재개될 경우, 이른바 번호이동 대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한편 LG유플러스가 KT 위약금 면제 기간에 맞춰 가입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을 두고도 논란도 예상됩니다. LG유플러스 역시 해킹 의혹이 제기된 서버를 자체 폐기한 사실이 확인돼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주축으로 한 민관합동조사단은 지난달 29일 KT의 총체적 보안 관리 부실이 전 고객 대상 위약금 면제 사유에 해당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에 KT는 지난달 30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1월13일까지 계약을 해지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환급 방식의 위약금 면제를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9월1일 이후 이미 해지한 고객에게도 소급 적용됩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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