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Inc 의장.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혜지 수습기자] 국내에서 연 40조원 매출을 올리는 쿠팡이 지배구조를 미국에 두고 있어 '총수 없는 대기업'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등 사회적 논란이 반복되지만 책임을 물을 총수는 제도권 밖에 머물러 있습니다.
쿠팡은 국내에서 전자상거래, 물류, 배달 서비스 등을 운영하며 사실상 한국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 분류되지만, 지배 법인은 미국 델라웨어주에 설립된 쿠팡Inc입니다. 쿠팡Inc는 지난 2021년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됐습니다. 한국 법인 쿠팡은 이 회사의 100% 자회사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 간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2010년 한국으로 돌아와 쿠팡을 창업했습니다. 이후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의 대규모 투자를 발판으로 회사를 키워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했지만, 상장 직후 한국 법인에서의 모든 공식 직위에서 사임하고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당시 김 의장은 글로벌 경영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의장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 대상에서도 제외됐습니다. 김 의장이 미국 국적자라는 점과 함께, 최상단 지배회사인 쿠팡Inc 외에 한국 내 계열사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지배력이 해외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책임 공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 의장은 여전히 쿠팡Inc 의결권의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024년에는 보유 중이던 클래스B 보통주를 클래스A 보통주 1500만주로 전환해 처분하며 약 4800억원을 현금화했습니다.
가족 경영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김 의장의 동생 김유석 씨와 배우자는 쿠팡 계열사에서 근무하며 고액의 보수와 양도제한조건부 주식(RSU)을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씨는 지난해에만 약 43만달러의 보수와 7만4000여주의 RSU를 받았고, 배우자 역시 수십만 달러 수준의 보수와 RSU를 수령했습니다. 최근 4년간 김 씨가 받은 보수와 인센티브를 합치면 140억원에 달합니다.
쿠팡은 그간 김 씨가 공정거래법상 임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에서도 같은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국회 청문회 증인 채택 과정에서 김 씨의 직책이 ‘부사장’임을 인정하면서, 국내외 공시와 설명이 엇갈린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특히 지난해 말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국회는 김범석 의장의 출석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김 의장은 해외 체류 등을 이유로 끝내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혜지 수습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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