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담합 질타'에 제당·제분 백기…식품업계 도미노?
CJ제일제당·삼양사 등 4~6% 가격 인하
일각에선 식품·외식 물가 반영 기대감 ↑
식품업계 "부대 비용 상승…한계 분명"
2026-02-06 16:11:41 2026-02-06 16:11:41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검찰의 가격 담합 기소 이후 제당·제분업계가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잇따라 인하하면서, 원재료 하락 효과가 식품·외식 물가에 반영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식품업계는 원가 부담이 일부 완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인건비와 물류비 등 고정비 부담이 여전히 커 실제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신중론을 펴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사조동아원, 대한제분 등 제당·제분업계는 지난 5일 설탕과 밀가루 가격 인하를 줄줄이 발표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최대 6%까지 인하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업소용(B2B) 가격을 내린 데 이은 결정입니다.
 
같은 날 삼양사도 소비자용과 업소용 설탕, 밀가루 가격을 평균 4∼6% 인하키로 했습니다. 사조동아원도 중식용 고급분과 중력, 제과제빵 원료인 박력1등, 강력1등 20㎏ 대포장 제품, 1㎏, 3㎏ 가정용 소포장 제품 가격을 평균 5.9% 내렸습니다. 대한제분(곰표)은 지난 1일부터 주요 밀가루 제품 가격을 평균 4.6% 인하를 단행했습니다.
 
가격 인하는 담합 의혹과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가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검찰이 밀가루·설탕 업체들의 담합을 적발한 사실을 거론하며 "국가 구성원 모두에게 피해를 주며 혼자 잘 살면 좋겠느냐"며 "독과점을 이용해 국민에게 고물가를 강요하는 행위는 국가의 공권력을 총동원해 반드시 시정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대형마트에 밀가루 제품들이 매대에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유통업계 전반에선 이번 원재료 가격 인하를 두고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 상승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특히 검찰 기소라는 사법리스크가 작용한 만큼, 과거처럼 가격 재인상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장기적 물가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나옵니다. 
 
특히 프랜차이즈업계는 점주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모든 원재료 및 부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점포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점주들이 많았다"며 "이번 설탕, 밀가루 가격 인하를 시작으로 점포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물가안정 정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직접 제조사인 식품업계는 원재료 가격 인하가 곧바로 소비자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원가에는 밀가루와 설탕 외에도 복합적인 구성이 많고, 일반적으로 B2B는 장기 계약을 하기 때문에 당장 비용에 반영되기도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설탕과 밀가루는 원가의 일부분일 뿐 인건비, 물류비 등은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15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소비자 가격이 당장 인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B2B 원재료 공급 계약은 각 사마다 다르고, 일반적으로 장기 계약이라 바로 적용되기 어렵고, 유통 마진도 고려하면 효과가 크다고 보기 힘들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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