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무죄'에 셈법 복잡해진 민주당
송, 복당 선언…김남준과 '계양을 보궐' 경쟁하나
지방선거도 '기류' 변화…'송영길계' 규합 움직임
지역선 "송, 차기 당권 노린다면 박찬대 도움 필요"
2026-02-18 22:09:50 2026-02-18 22:09:50
[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돈봉투 의혹’ 재판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민주당 복당을 선언했습니다. 그가 당내 또 하나의 세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8월 전당대회까지 민주당의 셈법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3일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송 대표는 18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오는 20일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을 신청할 것”이라며 “집도 인천으로 이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선 “당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청와대를 의식해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계양을은 지난해 6월 21대 대선 이후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그동안 이 지역 출마에 대한 하마평만 무성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가을쯤 이 대통령의 측근인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의 출마설이 불거지면서 사실상 교통정리가 끝난 분위기였습니다. 
 
반면 송 대표는 꾸준히 계양을 출마 의지를 드러내 왔습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다양한 유튜브채널에 출연하면서 '이 대통령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 자신이 5선 의원을 지내면서 기반을 닦은 계양을을 양보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젠 자신의 정계 복귀를 위해 지역구를 돌려받아야겠다는 말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송 대표의 계양을 복귀에 대해선 지역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면서 계양을 국회의원 자리를 내려놓고 지역구를 떠났습니다. 이 과정은 갑작스러운 결정이었고 지역 주민들과도 충분한 소통이 없었습니다. 당연히 반감도 컸습니다. 인천의 한 민주당 관계자도 “송 대표는 인천을 떠날 때도 아무런 사과가 없었다”며 “이후 광주에서 국회의원까지 출마한 그가 무슨 명분으로 계양을로 돌아오겠다는 것이냐”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17일엔 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125명이 “송영길 대표의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 및 복당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계양을은 전략공천 지역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복당한 송 대표와 김남준 대변인이 공개적으로 경선을 치를 가능성은 적습니다. 다만 청와대와 민주당, 송 대표의 복귀를 바라는 세력의 물밑경쟁, 여론전은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흥미로운 건 송 대표의 인천 복귀가 6·3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민주당의 인천시장 주요 후보군은 김교흥 의원(서구갑·3선), 박찬대(연수갑·3선) 의원으로 좁혀집니다. 두 사람의 경쟁에선 친명(친이재명) 복심으로 꼽히는 박 의원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는 받습니다.
 
하지만 송 대표의 항소심 무죄 판결 이후 미세한 기류 변화가 보입니다.
 
박 의원과 김 의원은 설 연휴 동안 하루 차이를 두고 남동구의 한 전통시장을 찾았습니다. 먼저 지난 14일 박 의원이 시장을 방문했는데, 자당 맹성규 의원(남동갑·3선)과 이훈기 의원(남동을·초선) 등이 동행했습니다. 이들은 박 의원과 가깝거나 친명계로 평가 받는 의원입니다.
 
김 의원은 이튿날인 15일 시장을 찾았는데, 남동을에서 3선을 지낸 윤관석 전 국회의원 측근들이 동행했습니다. 윤 전 의원은 송 대표가 민주당 대표를 할 때 당 사무총장을 지낸 측근입니다. 김 의원은 송 대표가 인천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부시장을 맡았습니다.
 
특히 김 의원은 송 대표의 정계 복귀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인물입니다. 송 대표의 무죄 판결 직후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송 대표의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도와야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김 대표의 외곽조직으로 알려진 ‘국민주권전국회의 인천본부’가 후원하는 행사에 송 대표를 연사로 초청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송 대표가 인천시장 경선에서 김 의원을 지지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송 대표 자신이 박 의원 도움 없이는 정계 복귀는 물론 당에서 다시 자리를 잡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박 의원 도움 없이 송 대표가 지역은 물론 당에서 다시 자리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송 대표가 8월 전당대회 출마를 노린다면 더욱 박 의원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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