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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3일 16:1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SKC(011790)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대규모 자금수혈에 나섰다.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반도체 소재 등 핵심 사업에 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한편, 만기 도래 차입금을 상환해 고금리 시대의 이자부담을 덜어내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이번 증자는 최대 주주인
SK(003600)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진행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차입금 규모가 1.6조원가량 쌓인 상태에서 유상증자라는 카드를 꺼내면서 주주 가치 희석에 따른 단기적인 주가 하방 압력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이번 자산 효율화 작업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되지 않을 경우, 막대한 차입금과 이자비용 발생이라는 고질적인 재무 악화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SKC)
SK, 바이오팜 지분까지 팔아 120% 참여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C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총 1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증자의 가장 큰 특징은 최대 주주인 SK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현재 SKC 지분 40.64%를 보유한 SK는 이번 증자에서 회사에 배정된 물량의 12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배주주가 배정 물량을 초과해 인수하는 것은 시장에 강력한 책임경영 의지를 전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SK는 이번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알짜 자회사인
SK바이오팜(326030) 지분 13.95%를 한국투자증권 등 금융기관에 1조 2000억원 규모로 매각하는 강수를 뒀다. 이는 그룹 내 사업 포트폴리오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면서까지 SKC의 신사업 안착과 재무안정화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증자를 통해 확보한 1조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5900억원은 반도체 소재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유리기판 사업에 투입된다. 구체적으로는 자회사 앱솔릭스의 신제품 개발 및 생산라인 고도화에 사용될 예정이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 대비 미세화 공정에 유리하고 전력 효율이 높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투자는 SKC가 지난 몇 년간 공들여온 포트폴리오 다각화 작업의 일환이다. SKC는 최근 반도체 세정과 파인세라믹, CMP PAD 사업을 비롯해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박막 사업 등 기존 범용 사업들을 잇따라 매각하며 중단영업으로 처리해 왔다. 과거의 사업구조를 과감히 덜어내고 유리기판과 같은 하이엔드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는 과정에서 이번 증자 자금이 핵심적인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차입금 4100억 상환…이자부담 완화 본격화
나머지 4100억원은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차입금 상환에 쓰인다. SKC는 그간 신사업 투자를 위한 외부 차입이 늘어나면서 막대한 이자비용을 지출해왔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SKC가 지불한 이자비용만 약 1225억원에 달한다. 이는 영업손실(3분기 누적 기준 1974억원)과 맞물려 당기순이익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차입금을 우선 상환할 계획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KC의 단기차입금은 1조 1453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은 4187억원으로 총 1조 560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SKC의 부채비율은 182.37%로 전년 말(194.35%) 대비 소폭 개선된 상태지만, 상환이 완료되면 재무구조는 더욱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자발생부채 자체를 줄임으로써 현금흐름이 가시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 자금 수혈에도 불구하고 본업 수익성 회복은 여전한 숙제다. 화학사업과 이차전지 소재(동박) 부문이 업황 부진과 가동률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SKC의 재무구조에 숨통을 틔워줄 것은 분명하지만, 향후 신사업 성과가 뒷받침돼야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앱솔릭스의 유리기판 양산 시점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돼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시점이 재무건전성 향방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SKC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북미 등에서 늘어나고 있고 이차전지 소재도 성장성이 보이는 상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역시 지난해 보다 올해도 실적이 잘 나올 것으로 예상이 된다"라며 "올해 완전히 영업이익으로 전환하기는 어렵겠지만,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리기판의 경우 최초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보니 고객사에서 추가적인 요구사항이 계속해서 생기고 있어 언제부터 매출이 나온다고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개발 절차가 길어지고 있긴 하지만, 제품 상용화에 차질이 생겼다고 볼 필요는 없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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