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올해 1분기 가구 소득과 지출이 모두 증가했습니다. 주식시장 호황과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반도체 중심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풀이되는데요. 다만 특정 산업에 성장세가 집중되면서, 1분기 기준 분배지표는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소득 양극화는 심화한 모습입니다.
증시·반도체 훈풍에 소득 증가
국가데이터처는 28일 '2026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48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4% 증가했습니다. 다만 물가 상승 영향을 반영한 실질소득은 0.4% 증가에 그쳤습니다.
소득 유형별로 보면, 경상소득은 537만7000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2.4% 증가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근로소득 342만2000원(0.3%) △사업소득 92만5000원(2.6%) △이전소득 96만4000원(9.7%)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비경상소득은 10만4000원으로 5.8% 증가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배당소득 등이 포함된 재산소득 증가폭입니다. 재산소득은 6만6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 9.1% 늘었습니다. 최근 증시 강세와 반도체 호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코스피 5000시대'를 제시한 이후 상법 개정 추진 등 증시 부양 정책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대미 관세 등 대외 변수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진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경상소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 증가율(전년 동 분기 대비 0.3%)은 소득 유형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경기 회복에 소비 확대…중동 여파 일부 반영
가계지출도 증가했습니다.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424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2% 늘어났습니다.
특히 소비지출은 310만5000원으로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같은 분기 대비 증가율은 5.3%로, 2024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소득 증가율(2.4%)을 웃돌았습니다. 실질소비지출도 3.1%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경기 회복 흐름이 소비 증가로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항목별로 보면, 교통·운송에서 36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1% 증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구입은 12만4000원(전년 동 분기 대비 29.6% 증가), 운송기구연료비 10만8000원(5.3% 증가), 기타운송 3만2000원(4.2%증가)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 등 중동 전쟁의 영향 반영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서지현 국가데이터처 가계수지동향과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분위별로 비교해도 이번에 자동차 구입이 전반적으로 많이 늘어난 편"이라며 "중동 전쟁 여파로 전기차 수요가 늘어난 점이 반영됐고, 중고차 구입도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중동 전쟁이 2월 말에 발발해, 3월 조사에 일부 영향이 반영됐다"면서도 "이번 조사 대상은 1~3월이다. 연료비가 증가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많이 증가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도체 쏠림에 소득 격차 확대
다만 반도체·정보기술(IT) 등 특정 산업에 성장세가 집중되면서, 경기 회복 흐름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지는 못하는 모습입니다.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7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했지만, 소득 5분위(상위 20%)는 1237만8000원으로 4.2% 늘며 증가 폭이 더 컸습니다.
또 분배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59로, 1분기 기준 지난 2020년 1분기(6.89) 이후 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전체 분기 기준으로는 2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통상 대기업 성과급이 집중되는 1분기에 분배지표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격차 확대 흐름이 뚜렷하다는 분석입니다. 서 과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경기가 조금 회복되면서 (더 많은 성과금이) 지급된 영향이 반영됐다"고 꼬집었습니다.
재정경제부는 "중동 전쟁 영향 최소화를 위해 민생경제 밀접 품목 가격·수급 관리에 총력을 기하는 한편, 양극화 해소 등 구조적 문제 해결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며 "취약계층의 생계 안정 지원을 위해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긴급복지 생계지원 확대 등 추가경정예산(추경)도 신속히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지현 국가데이터처 가계수지동향과장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1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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