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제3부 '게르망트 쪽'의 결말부에서 제4부 '소돔과 고모라'의 도입부 이야기에는, 인간의 세속적 욕망이 타인의 생명과 죽음이라는 엄숙한 진실을 어떻게 언어적으로 왜곡하고 통제하려 드는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상징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게르망트 공작 부부가 가까운 친척의 위독 및 임종 소식을 접하는 순간이다.
화려한 코스튬 가면에 몸을 밀어 넣고 사교계의 밤을 누리려고 한 공작 부부에게, 가까운 친척의 임종이 임박했다는 비보는 단순한 슬픔이 아니었다. 그것은 가문의 규율에 따라 상복을 입고 모든 사교적 즐거움을 중단해야 함을 의미했다. 이때 게르망트 공작이 보여준 대처법은 현대 정치와 경영 현장에서도 흔히 목격되는 '스핀 닥터(Spin Doctor)'의 표본과 같다.
공작은 치밀하게 계획된 단계적 프레임 통제를 통해 현실을 부정한다.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공작은 애도 의무와 이에 따른 파티 참석 취소를 회피하기 위해 "아직 공식 사망 진단이 내리지 않았으니 살아있는 것"이라며 정보를 원천 차단한다. 이어 마침내 사촌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공작의 앞을 가로막은 친척들을 마주한 순간에도, 공작은 가면무도회 참석이라는 사적인 욕망을 관철하기 위해 언어의 회전(Spin)을 극단적으로 가한다.
"공작은 그의 말을 막아서며 소리쳤다. '그가 죽었다고! 아니야, 그들은 과장하고 있어, 과장하고 있단 말일세! 그는 오늘 아침에 훨씬 좋아졌다고 하더군. 자네들은 항상 나쁜 소식만 전하는군 그래. 그는 죽지 않아, 결코 오늘 밤에는 죽지 않을 걸세!' 공작은 마치 자신의 말이 그의 생명을 연장하기라도 할 것처럼 위엄 있게 고개를 저었다. 그 목소리에는 그 어떤 반박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절대적인 권위와 자신감이 넘쳐흘렀고, 그 당당함에 압도된 친척들은 더 이상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본문 재구성)
공작의 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정교한 현실 부정은 위기의 본질을 해결하는 대신, 그것을 서사적으로 재구성하여 자신의 권위와 파티 참석이라는 목적을 관철하려 든다는 점에서 현대 기업의 기만적 위기 소통 기술을 연상시킨다.
위기 상황에 처한 기업은 세련된 보도자료와 감정적 호소, 프레임 전환을 통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애쓰지만, 근본적인 구조 개선에 이르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미봉책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미지=챗GPT)
전략적 내러티브의 빛과 그늘
정치와 경영에서 '스핀(Spin)'이란 특정 사건이나 위기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편향되게 해석하고 포장하여 대중의 인식을 유도하는 홍보 및 소통 기술을 뜻한다. 이 개념은 원래 야구, 테니스, 크리켓에서 투수나 타자가 공에 회전(Spin)을 걸어 궤적을 변화시킴으로써 상대방을 현혹하고 구질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물리적 기술에서 유래했다. 즉 날아오는 공(사실) 자체를 바꿀 수는 없지만, 거기에 가하는 회전각(해석)을 조종하여 최종 도달점을 바꾸는 인지 제어 기술이다.
정치학 맥락에서 '스핀 닥터(Spin Doctor)'라는 용어가 지면에 인쇄돼 공식화한 것은 1984년 10월21일자 <뉴욕타임스> 사설이었다. 당시 뉴욕타임스의 에디터 잭 로젠탈은 "The debates and the spin doctors"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로널드 레이건과 월터 먼데일의 대통령 후보 TV 토론회가 끝난 직후 기자실 풍경을 묘사하며 스핀 닥터를 대중에 소개했다. 이때 스핀 닥터는 사실관계 자체를 완전히 무(無)에서 유(有)로 조작하기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사실에 교묘한 해석의 회전각을 주어 대중이 사건을 인지하는 프레임을 통제하는 미디어 기술자란 의미로 사용됐다.
그들의 주된 소통 기술은 자기 편에 유리한 정보만 선별적으로 노출하는 선택적 정보 공개(Cherry-picking), 부정적 단어의 뉘앙스를 희석하는 교묘한 완곡법(Euphemism), 문제나 위기의 본질적 원인을 외부로 돌려 책임을 분산하는 선제적 프레임 설정(Preemptive Framing)이다. 경영 현장에서도 유사한 기술의 활용이 상시 목격된다. 위기 상황에 처한 기업이 정직한 사실 규명과 근본적인 구조 개선에 힘쓰기보다, 세련된 보도자료와 감정적 호소, 혹은 '경쟁사의 악의적 음해'나 '일부 직원의 개인적 일탈'이라는 프레임 전환을 통해 국면을 타개하려는 시도는 전형적인 스핀 전략이다. 게르망트 공작이 사촌의 임종이라는 슬픈 사건을 "과장된 소문"으로 규정하고 "그는 오늘 밤 죽지 않는다"는 내러티브를 유포한 것처럼, 위기에 직면한 리더들은 대중이 객관적인 사실 자체보다는 그것을 전달하는 언어적 서사에 더 쉽게 흔들린다는 취약점을 교묘히 파고든다.
그러나 스핀은 본질적으로 지연된 파국을 낳을 뿐이다. 일시적으로 대중의 주의를 분산하거나 위기의 심각성을 낮추는 데 성공할지라도, 감춰진 진실은 머지않아 더 파괴적인 형태로 수면 위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우아하고 재치 넘치는 언변으로 위기를 피해 간 것처럼 보였던 공작의 궤변이 사교계 내부에서 그의 잔인함과 위선을 증명하는 부메랑이 되었듯, 기업의 무책임한 내러티브는 결국 대중과 치명적인 신뢰 격차를 발생시킨다.
헤일로 효과(Halo Effect)의 방패와 덫
그렇다면 리더와 기업들은 왜 이러한 스핀의 유혹에 끊임없이 굴복하는가? 심리학자 에드워드 손다이크가 1920년의 논문에서 명명한 '헤일로 효과'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헤일로 효과란 대상의 어느 한 가지 두드러진 긍정적 특성이나 평판이 다른 독립적인 특성을 평가하는 데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지 왜곡 현상이다. 게르망트 공작 가문이 누리던 사교계 최고의 명성과 세련된 교양, 막강한 권력은 일종의 강력한 '후광(Halo)'으로 작용했다. 그 후광 덕분에 공작의 지극히 이기적이고 몰상식한 언행조차 사교계 구성원들에게는 '거장의 재치'나 '귀족적인 당당함'으로 미화할 수 있었다.
기업 경영에서도 평소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자랑하거나 혁신적 이미지로 무장한 기업, 혹은 대중의 지지를 받는 스타 CEO가 이끄는 기업은 위기가 닥쳤을 때 강력한 후광의 보호를 받는다. 대중과 시장은 이들이 저지른 과오에 "단순한 실수였을 것"이라거나 "조직 일부의 일탈일 뿐"이라며 관대한 처분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헤일로 효과'는 양날의 검과 같다. 후광이 너무 강력할 때 기업 내부는 물론 리더 자신마저 깊은 인지적 맹점에 빠지기 때문이다. 평소의 높은 평판과 칭찬에 취한 리더는 위기 신호를 과소평가하고, 자신의 말재주와 기존 신뢰만으로 어떤 사태든 통제할 수 있다는 과도한 오만에 사로잡힌다.
결국 리더 스스로가 위기의 실체적 진실을 외면한 채 스핀에만 매달리게 만드는 큰 방해물이 바로 이 헤일로의 역설이다. 후광이 짙을수록 그 뒤에 드리워진 그림자 역시 어둡고 깊어지며, 방치된 균열이 한계점을 넘는 순간 후광은 순식간에 파멸을 가속하는 낙인(Horn Effect, 역후광 효과로 흔히 번역하며 어떤 사람의 부정적 특성 하나가 전체 인상과 다른 특성 평가까지 부정적으로 왜곡하는 현상)으로 돌변한다.
SCCT 모델과 평판 방정식
경영학자 티모시 쿰즈는 기업이 직면한 위기 유형과 상황에 따라 최적의 소통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는 '상황적 위기 커뮤니케이션 이론(SCCT, Situational Crisis Communication Theory)'을 제시했다. SCCT의 핵심은 기업이 짊어져야 할 '위기 책임성(Crisis Responsibility)'의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고, 여기에 상응하는 수준의 수용성·진정성 있는 소통을 구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쿰즈가 이론 자체를 수학적 방정식으로 만들지 않았지만 그의 SCCT 이론이 주장하는 위기의 심각성, 소통의 진정성, 그리고 사전 평판 간의 질적 역학 관계를 현대 경영학 관점에서 직관적이고 정량적으로 시각화하기 위해 필자가 제안하는 '사후 평판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이 방정식은 위기 상황에서 소통의 미묘한 역학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위기의 심각성[S]이 동일하더라도, 기업이 투명하고 정직하게 소통하여 진정성 지표[C]를 최대한 1에 가깝게 끌어올린다면 평판 손실분은 최소화한다. 반대로 사실을 부인하고 프레임을 전환하려는 스핀 전략에 의존해 결과적으로 [C]가 0에 가까워질수록 평판의 하락 폭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주목할 부분은 분모에 위치한 헤일로[H]다. 높은 사전 평판과 헤일로 자산을 보유한 기업은 위기 발생 초기 단계에서 분모를 키워 전체 손실을 줄여주는 완충 효과를 누린다.
그러나 이 헤일로를 믿고 진정성 있는 대응[C]을 생략한 채 기만적인 내러티브를 반복하다가 대중이 기만을 감지하는 순간 분모의 [H]가 급격히 붕괴해 심지어 1 미만으로 축소될 수 있다. 평판 방정식의 우변은 기하급수적으로 폭발해 기업의 사후 평판을 완전히 파괴해 버린다. 게르망트 공작이 그의 찬란한 귀족적 후광 덕분에 잠시 위기를 모면했으나, 반복된 위선으로 가문의 도덕적 자산 전체를 탕진한 것은 이 방정식의 잔인한 물리법칙을 그대로 보여준다.
투명성 경영으로의 이행
현대 비즈니스 역사에서 이 방정식의 법칙을 무시하고 스핀과 후광에만 기대다 몰락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혁신의 아이콘에서 사기극의 대명사로 전락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테라노스(Theranos)와 그 창립자 엘리자베스 홈즈(Elizabeth Holmes)다.
홈즈는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는 검은 터틀넥, 매혹적인 중저음의 목소리, 그리고 "피 한 방울로 수백 가지 질병을 진단한다"는 혁신적인 내러티브로 실리콘밸리 전체를 매료시켰다. 정·재계의 거물이 이사회에 합류하며 그녀의 헤일로 효과는 극대화하였고, 테라노스는 순식간에 수조 원 가치의 유니콘 기업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기술의 실체적 결함과 진단 오류라는 결정적인 위기가 폭로되기 시작했을 때, 홈즈가 선택한 것은 게르망트 공작과 같은 철저한 부인과 스핀이었다. 그녀는 내부 고발자들을 압박하고 언론 보도를 음모론으로 몰아세우며 자신만의 거짓 내러티브를 고수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진정성이 철저히 배제된 스핀 소통은 결국 그녀를 보호하던 후광을 순식간에 걷어냈고, 테라노스는 공중분해 되었으며 홈즈는 법정 구속을 면치 못했다. 기술적 한계라는 본질적 문제를 언어적 장식으로 가리려 했던 오만이 낳은 전형적인 참극이었다.
증권사기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혈액검사 업체 테라노스(Theranos)의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즈. (사진=뉴시스)
반면, 1982년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의 타이레놀 독극물 주입 사건은 위기 소통의 꼽힌다. 누군가 시중에 유통되는 타이레놀에 청산가리를 주입해 사망자가 발생하는 유례없는 위기가 닥쳤을 때, 존슨앤존슨은 자신들의 직접적인 과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투명성을 선택했다.
그들은 사건을 축소하거나 스핀을 시도하는 대신, 즉각 대중에게 사실을 공표하고 3100만병에 달하는 전량 리콜을 단행했다. "소비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자신들의 기업 철학(Credo)에 기반한 진정성 있는 소통은 일시적인 대규모 재무 손실을 야기했으나, 오히려 장기적으로 기업의 신뢰도와 후광 자산을 이전보다 더욱 견고하게 단단히 다지는 계기가 됐다.
후광의 한계와 변절
그러나 위기 소통의 불멸의 교과서였던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유산'은 과거의 영광에만 박제돼 있을 뿐, 오늘날의 그들은 그때와 매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뼈아픈 시사점을 제공한다. 수년간 존슨앤존슨은 자사의 베이비파우더 원료인 활석에 석면 성분이 포함되어 난소암 및 중피종을 유발했다는 수만건의 소송에 직면했다. 이 심각한 위기 앞에서 21세기의 존슨앤존슨은 더 이상 1982년의 투명성을 보여주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꼼수와 법적 스핀에 깊이 의존했다.
대표적으로 그들이 택한 전략은 미국의 파산법 제도를 악용한 '텍사스 투스텝(Texas Two-Step)'이라는 분할 파산 법리 기동이었다. 기업을 인위적으로 두 개로 쪼갠 뒤, 모든 난소암 관련 법적 배상 책임만 신설 페이퍼컴퍼니에 몰아넣어 곧바로 파산 신청을 함으로써 모기업의 초우량 자산을 배상 청구로부터 원천적으로 방어하려 한 전략이다. 그들은 최초 페이퍼컴퍼니인 'LTL 매니지먼트'를 앞세워 두 차례 파산 신청을 감행했으나 모두 법원에 의해 기각당했다. 그럼에도 꼼수를 멈추지 않고 텍사스주 법원에 '레드 리버 탈크(Red River Talc LLC)'라는 또 다른 자회사를 신설해 3차 파산 신청을 냈으나 이것 역시 2025년 3월31일, 미국 연방파산법원에 의해 최종 기각당했다.
존슨앤존슨은 소송을 지연시키고 부인으로 일관하며, 자신들의 도덕성을 상징하던 위대한 후광을 자사의 법적 배상 책임을 방어하기 위한 기만적 참호로 전락시켰다. 아무리 찬란했던 과거의 신뢰 자본이라 할지라도, 경영진이 투명성을 잃고 오로지 스핀과 꼼수에 매달리는 순간 한낱 허울 좋은 거짓 껍데기로 퇴색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생생하고도 씁쓸한 현대적 실증이다.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는 정직의 무게
결국 프루스트가 게르망트 공작의 소동을 통해 폭로하고자 했던 비극은, 자신의 안위와 얄팍한 체면을 위해 타인의 죽음이라는 숭고한 사실마저 언어적 껍데기(스핀)로 부정해 버리는 지배 계급의 '영혼 없는 위선'이었다. 공작은 임종해 가는 사촌의 고통 소리를 문밖에 둔 채, 화려하게 조명된 무도회장 속으로 마차를 타고 떠났다. 그의 재치 있는 언변은 그날 밤의 사교적 체면을 일시적으로 지켜주었을지언정, 그의 인간적 품격과 도덕성은 영원히 그 어둠 속에 묻히고 말았다.
현대의 리더들과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눈앞의 비난을 면하기 위해 임시방편의 변명이나 세련된 스핀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행태는, 결국 기업의 영혼을 안으로부터 갉아먹는 자멸적 선택이다.
위기의 순간에 기업이 지녀야 할 진짜 품격은 현란한 말장난이나 화려한 위장막이 아닌, 거울 앞에 마주 선 것처럼 스스로의 과오를 인정하는 정직의 무게에서 탄생한다. 후광 뒤에 숨어 스핀의 마술을 부리는 유혹을 단호히 거부하고, 고통받는 이해관계자들의 눈높이에서 진솔하게 대화하며, 문제의 본질을 끈기 있게 혁신해 나갈 때 비로소 기업은 어떤 거센 폭풍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불멸의 신뢰 자본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화려하고 권위 있는 선언은 그날 밤 마차의 바퀴 소리와 함께 공중으로 흩어졌다. 공작은 자신이 우아한 재치로 죽음의 불길한 그림자를 쫓아버렸다고 믿으며 호화로운 무도회장의 불빛 속으로 걸어 들어갔으나, 그가 지키려 발버둥 쳤던 권위의 왕관은 정직함을 잃어버린 채 이미 차갑게 녹아내리는 얼음 성벽과도 같았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재구성)
[안치용의 Critique: 화려한 언변은 진실의 침묵을 이기지 못한다]
소통의 본질은 메시지의 가공에 있지 않고 가치관의 일관성에 있다. 위기 속에서 구사되는 리더의 화려한 미사여구와 스핀 전략은 대중의 눈과 귀를 잠시 현혹할 수는 있어도, 사태의 실체적 진실이 뿜어내는 엄숙한 무게까지 지워낼 수는 없다.
기업이 지닌 평소의 명성과 평판(헤일로 효과)은 위기의 순간을 잠시 유예해 주는 방패가 되어주지만, 정직과 진정성이 결여된 소통이 반복될 때 그 방패는 순식간에 조직 전체를 짓누르는 무덤의 비석으로 변모한다.
쿰즈의 SCCT 모델이 주는 경고처럼, 소통은 단순히 기업의 브랜드를 방어하기 위한 언어적 연출이 아니라 이해관계자와 정직한 관계를 재정립하는 윤리적 결단이어야 한다. 스핀 닥터의 화려한 가면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투명한 진실의 지평 위에서 대중과 정직하게 마주하는 것만이,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전환하고 위대한 영속성을 확보하는 유일한 열쇠다.
안치용 ESG비즈니스리뷰 발행인 겸 아주대 융합ESG학과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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