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중국발 공급 과잉과 내수 부진으로 실적 방어에 비상이 걸린 철강업계가 올여름 노사 갈등이라는 또 다른 복병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원청 노조와의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늦어지는 데다 사내하청 노조와의 교섭도 공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노조가 파업권 확보 절차에 돌입하면서 하투 리스크가 고조되는 모습입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사진=포스코)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첫 상견례를 한 포스코 노사는 전날 열린 교섭에서 처음으로 마주 앉았습니다. 노조는 이날 교섭에서 "기본급 7.1% 인상과 임금 600% 일시금 지급, 복지제도 개선 등 핵심 요구안에 대한 회사 측 검토 내용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하고 성실한 교섭을 촉구했습니다. 포스코 노조는 최근 쟁의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교섭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원청 노조와의 임단협과 별개로 사내하청 노조와의 교섭도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하청지회는 지난 한 달간 원청과 총 9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노조는 원청이 산업안전 분야 일부 용역업체를 교섭 대상에서 제외하려 한다고 반발하며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고, 이날 세종에서 열리는 2차 심문에 출석합니다. 최근 포스코가 사내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를 직접고용하는 ‘S직군’ 제도를 도입한 것과 관련해서도 노조는 “고용 형태만 바뀌었을 뿐 처우 개선이 없다”며 “조합원들에게 S직군 전환에 응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고 했습니다.
포스코가 원하청 별도 교섭에 나서게 된 것은, 노동위원회가 포스코 하청 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인용한 데 따른 것입니다. 지난 4월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이 포스코를 상대로 낸 교섭단위 분리 신청에 대해,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포스코의 사용자성(실질적으로 노조법상 책임을 지는 사용자)을 인정하고 교섭단위를 각각 별도로 분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포스코는 원청노조에 더해 최소 3개 하청 노조와 각각 교섭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004020) 노사는 지난달 8일부터 이달 9일까지 7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결국 결렬됐습니다. 사 측이 기본급 14만원 및 성과급 150% 인상 등 핵심 요구안에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노조는 이를 의도적 협상 지연으로 간주해 지난 1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냈습니다. 노조는 10일간의 중노위 조정 기간을 거쳐 합의에 이르지 못해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됩니다.
사 측이 교섭안을 내놓지 못한 배경에는 본업인 철강 부문의 수익성 악화와 재무 부담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15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지만, 별도 기준으로는 7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164억원 커졌습니다.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됐음에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또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건설로 1분기 미국 법인에 7074억원을 추가 출자하면서 부채총계가 15조19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1% 늘어나는 등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도 안고 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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