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발사체 의존 한계…우주항공청 "독자 우주 접근성 확보"
24일 우주항공청 기자간담회…대체 발사체 확보 난항
오 청장, 발사체 인프라 확충 강조
연구 및 우주 행정 담당하는 대대적 조직 개편 추진
2026-06-25 13:00:00 2026-06-25 14:25:19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국내 위성을 원하는 시기에 발사하기 위해서는,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 우주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절실하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우주항공청은 제2우주센터 건립, 민간 전용 발사장 구축, 누리호 반복 발사 체계 마련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입니다.
 
우주항공청은 지난 24일 경남 사천 청사에서 열린 현장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하반기 주요 위성 발사 계획과 발사 인프라 확충 방안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날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우리 위성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사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목적실용위성 6호, 내년 2분기로 발사 일정 연기
 
당초 올해 하반기 발사가 예정됐던 '다목적실용위성 6호'는 내년 2분기 발사를 목표로 일정이 조정됐습니다. 해당 위성은 유럽 아리안스페이스의 '베가C' 발사체를 통해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함께 탑재될 해외 동반 위성의 개발 일정이 지연돼 연내 발사가 어려워졌습니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이 지난 24일 경남 사천시 우주항공청 청사에서 개최된 기자 간담회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우주항공청)
 
오 청장은 "다목적실용위성 6호는 발사 지연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임무를 추진하기 위해, 2027년 2분기 발사를 목표로 일정을 조정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위성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청정실에서 보관 중이며, 정기적인 점검과 관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발사 지연의 원인은 해외 발사체 시장의 병목입니다. 우주항공청은 발사 서비스 제공사와 협의하며 다양한 대안을 검토했지만, 단기간 내 대체 발사체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 청장은 계약 해지 등 다른 선택지도 검토했지만 "당장 해지하면 2027년 전 다른 데서 쏠 수 있어야 하는데, 쏠 수가 없다"며 "여러 대안을 고려했을 때 내년 2분기로 옮기는 게 그나마 가장 나은 선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지연은 해외 발사체 의존 구조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힙니다. 전 세계적으로 위성 발사 수요가 늘면서 원하는 시점에 발사체를 확보하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는 겁니다. 
 
오 청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사 수요가 증가하면서 원하는 시기에 이용할 수 있는 해외 발사체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며 "독자적 우주 접근성 확보가 왜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내 발사 인프라 확충이 답
 
우주항공청은 지난 22일 제2우주센터 건립 후보지 공모를 시작한 바 있습니다. 올해 10월 최종 후보지를 선정하고, 오는 2028년 사업 착수를 목표로 추진합니다. 제2우주센터는 2030년대 중반 재사용 발사체 운용까지 고려한 미래형 우주발사 인프라로 구상되고 있습니다.
 
민간 전용 발사장 구축도 함께 추진됩니다. 우주항공청은 국내 기업들이 개발, 시험, 실증, 발사를 연계해 수행할 수 있도록 민간 전용 발사장을 내년 7월 전면 개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오 청장은 "이는 단순한 시설 개방을 넘어 우리 기업들이 개발, 시험, 실증, 발사를 연계해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누리호 반복 발사에도 나섭니다.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누리호 5호기는 이번 주 1·2·3단 단별 조립을 마치고, 다음 주부터 발사체 총 조립에 들어갑니다. 발사일은 오는 8월 초 발사관리위원회에서 결정되며, 9월 발사가 예상됩니다.
 
우주항공청은 누리호를 국가 연구개발 성과에 머물게 하지 않고 상용 발사 서비스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오 청장은 "우리가 이제 상용 발사 서비스 시대로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1년에 한 번 발사하는 것만으로는, 다른 발사를 할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반복 발사 체계로 가려면 제작과 발사 준비 시스템 전반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오 청장은 "누리호의 경제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규격화, 표준화부터 시작해 여러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우주 행정을 아우르는 기관으로 확대 개편
 
조직 개편도 같은 흐름에서 추진됩니다. 오 청장은 우주항공청이 개별 연구개발을 직접 수행하는 연구기관이 아니라, 연구 및 우주 행정을 담당하는 행정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오 청장은 "항공우주연구원에서 하듯 개별 프로젝트 개발을 하는 의미의 연구기관이 아니다"며 "그런 것들은 항우연이나 천문연, 대학, 산업계에서 해야 하고, 우주항공청은 연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주항공청은 조직 개편 과정에서 국제협력과 산업진흥 기능을 보강할 방침입니다. 오 청장은 "국제협력 기능을 강화하고, 우주항공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산업 진흥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보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구체적 조직 개편안은 부처 협의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국제협력도 독자 역량 확보와 병행되는 과제입니다. 우주항공청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아르테미스 협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달 표면 우주환경 관측 탑재체인 LUSEM이 미국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IM-3 달 착륙선에 실려 발사될 예정입니다. 또한 7월 29일부터 31일까지는 한국에서 'KASA-NASA 아르테미스 워크숍'도 열립니다.
 
우주항공청은 달 통신, 전력, 모빌리티 등 달 기지 핵심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 과제를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오 청장은 "구체적인 아이템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6개 분야별로 세부 워킹그룹이 들어가 있고, 7월 워크숍에서 더 디테일하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오 청장은 장기 과제로 우주항공청 조직 정비와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 구축을 꼽았습니다. 오 청장은 "우주는 장기적으로 가야 한다"며 "지금 우주청이 해야 할 일은 디딤돌을 놓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이 지난 24일 경남 사천시 우주항공청 청사에서 개최된 기자 간담회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우주항공청)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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