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미 쇼크’에 AI 고비용 투자 회의론…삼성·SK도 촉각
업계 “모델 성능보다 고객사 투자 계획 중요”
빅테크 실적 발표 앞두고 투자 기조 유지 관심
2026-07-20 14:39:45 2026-07-20 14:53:02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문샷AI가 공개한 오픈소스 대규모언어모델(LLM) ‘키미(Kimi) K3’가 글로벌 AI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AI 개발에 막대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 필요할지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지면서 AI 메모리 공급사인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도 관련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업계는 키미 K3의 성능보다 미국 빅테크들의 AI 투자 기조에 변화가 있을지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입니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문샷AI' 모델 '키미 K3'. (사진=문샷AI 홈페이지 캡처)
 
20일 업계에 따르면 문샷AI가 최근 공개한 키미 K3는 주요 AI 성능 평가에서 구글 제미나이 등 미국 주요 모델과 경쟁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총 2조8000억개의 매개변수(parameter)를 갖춘 혼합전문가(MoE) 방식의 모델로, 공개된 오픈웨이트 모델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꼽힙니다. 문샷AI는 자체 평가에서 키미 K3가 미국 주요 프런티어 모델과 유사하거나 일부 항목에서는 앞선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초 ‘딥시크 쇼크’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당시에도 중국 AI 기업이 제한된 자원으로 고성능 모델을 구현했다는 평가가 확산되면서 AI 데이터센터(DC) 투자 축소 우려가 불거졌습니다. 이어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한 바 있습니다.
 
다만 키미 K3를 단순한 ‘저비용 AI’의 사례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문샷AI는 모델 학습에 투입된 GPU 규모와 총훈련 비용 등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토큰당 비용 역시 미국 주요 프론티어 모델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모델을 실제 서비스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 규모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공개형 모델의 성능 향상은 AI 서비스 확산을 앞당길 수 있지만 이를 AI 하드웨어 투자 축소로 연결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며 “기업들의 자체 AI 구축 수요가 늘어날수록 GPU와 HBM 등 AI 인프라 수요는 오히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오픈소스 AI 모델 확산으로 AI 개발과 서비스 주체가 미국 빅테크 외에 각국 기업과 정부, 지역 클라우드 사업자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키미 K3만으로 AI 투자 축소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분위기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딥시크 때도 AI 투자 축소론이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오히려 확대됐다”며 “이번에도 핵심은 고객사들의 투자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시장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양사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주요 고객사의 AI 서버 투자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키미 K3의 성능보다 미국 빅테크들의 AI 투자 기조 유지 여부가 향후 메모리 수요를 좌우할 변수라는 분석이 주를 이룹니다.
 
관심은 이달 말 예정된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로 향하고 있습니다. 오는 22일(현지시각) 알파벳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29일), 아마존(30일) 등이 잇달아 2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업계에서는 주요 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CAPEX) 규모와 하반기 집행 계획이 이번 실적 발표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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