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애리조나에 140조 더 붓는다…미 반도체 투자전 가열
AI 수요 자신감…“수년간 구조적 성장”
삼성·SK하닉, 미국 생산거점 확대 검토
2026-07-21 15:45:31 2026-07-21 16:05:35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 생산시설에 1000억달러(약 140조원)를 추가 투자합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해 미국 내 생산능력을 대폭 늘리겠다는 전략입니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도 미국 생산 거점 확대를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어 AI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싼 미국 투자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대만 신주의 TSMC 본사의 로고. (사진=AP/뉴시스)
 
21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미국 애리조나 생산시설에 100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계획을 포함한 TSMC의 미국 투자 규모는 총 2650억달러(약 371조원)로 늘어납니다. 이번 투자로 애리조나에 2나노미터(㎚) 이하 첨단 반도체 공장 4곳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입니다.
 
기존 투자 계획까지 더하면 애리조나에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팹 10곳과 첨단 패키징 시설 2곳, 연구개발(R&D)센터 1곳이 들어서게 됩니다. 첫 번째 애리조나 공장은 이미 가동 중이며, 생산성과 수율은 대만 공장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2공장은 생산 장비 반입을 앞두고 있으며 3공장은 건설 중이고, 4공장과 첫 번째 첨단 패키징 시설은 기초공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웨이퍼 생산과 첨단 패키징을 모두 미국 현지에 구축하는 점도 이번 투자의 특징입니다. 생산부터 후공정까지 미국에서 수행해, 주요 고객사의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입니다. TSMC는 미국 투자와 함께 향후 5년간 대만에도 신규 반도체 공장 25개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미국 투자 확대와 함께 대만 생산 기반도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업계에서는 미국에서 생산능력 확대와 고객 대응에, 대만에서는 최첨단 공정 연구개발과 양산을 이어가는 투트랙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투자 배경에는 AI 반도체 장기 수요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고객사에서 수년에 걸친 구조적인 수요가 확인되고 있다”며 “AI 반도체 수요가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TSMC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600억달러(약 84조원) 이상으로 높여 잡기도 했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미국 투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을 중심으로 첨단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패키징 시설을 넘어 미국 내 메모리 웨이퍼 생산 팹 건설 가능성도 공개적으로 시사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조건에 맞는 부지가 있다면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어디든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자국 생산 정책과 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 투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생산하는 물량 대부분이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다”며 “AI 수요가 이어지는 한 주요 업체들의 투자 경쟁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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