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닉 팔더니…외국인, AI '숨은 수혜주' 담았다
LG이노텍·한미반도체·DB하이텍 등 밸류체인으로 매수 확산
메모리 차익실현 후 투자처 다변화…빅테크 CAPEX가 반등 분수령
2026-07-21 16:54:55 2026-07-21 16:56:46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를 대거 팔아치우는 대신 인공지능(AI) 밸류체인 '숨은 수혜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됐던 자금이 장비와 기판, 전력반도체, 테스트 등으로 이동하면서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증권가는 이를 AI 투자 축소가 아닌 메모리 대형주 차익실현과 순환매 과정으로 해석하며 미국 빅테크들의 설비투자(CAPEX) 확대 여부가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 회복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습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7월1~21일 기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5조7561억원, SK하이닉스를 6조3162억원어치 순매도했습니다. 이어 SK스퀘어(402340)(6473억원), KB금융(105560)(4572억원), 이수페타시스(007660)(3888억원), 한화오션(042660)(3465억원) 순으로 순매도 규모가 컸습니다. 반면 순매수 상위에는 LG이노텍(011070)(7609억원), 한미반도체(042700)(3734억원), DB하이텍(000990)(3112억원), 리노공업(058470)(2755억원), ISC(095340)(2436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증권가는 최근 외국인 자금이 메모리 반도체 중심에서 AI 인프라 밸류체인 전반으로 이동하는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장비와 기판, 전력반도체, 테스트 분야로 매수 대상이 넓어지면서 투자처도 다변화하는 모습입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이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며 "시장이 급락할 만큼 펀더멘털 변화는 제한적이었던 만큼 과도한 수익률에 따른 수급 영향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외국인 순매수 1위인 LG이노텍은 AI 서버용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기판을 앞세워 주목받고 있습니다. AI 서버용 FC-BGA 증설과 광학솔루션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예상되면서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됩니다.
 
한미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4용 열압착(TC) 본더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꼽힙니다. HBM4 투자 확대에 맞춰 북미 고객사 공급이 늘고, 하반기부터 로직용과 고대역폭플래시(HBF)용 TC본더까지 공급 범위를 넓히면서 성장 동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DB하이텍은 AI 서버용 전력관리칩(PMIC)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됩니다.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의 첨단 공정 집중으로 8인치 공정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 협상력이 개선되고, 실리콘카바이드(SiC)와 질화갈륨(GaN) 기반 전력반도체도 새로운 성장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리노공업과 ISC는 AI 반도체용 테스트소켓 분야의 대표 기업입니다. AI 반도체의 고성능화로 테스트 공정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관련 제품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계획도 AI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는 올해 연간 매출 증가율 전망을 기존 '30% 이상'에서 '40% 이상'으로 상향하고, 연간 설비투자(CAPEX)도 기존 520억~560억달러에서 600억~640억달러로 확대했습니다. AI 서버는 기존 서버보다 HBM과 DDR5 등 고성능 메모리 탑재량이 많아 첨단 공정 투자 확대가 메모리뿐 아니라 장비와 기판 등 관련 업종 전반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ASML도 연간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AI 투자 확대 기조를 재확인했습니다.
 
관건은 이번 주 시작되는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입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하이퍼스케일러의 실적을 통해 AI 투자 확대와 수익화, 향후 설비투자(CAPEX) 지속 여부를 확인하려 한다"며 "특히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의 CAPEX 가이던스가 확대될 경우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 지속 기대가 커지면서 국내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도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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