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레이저쎌, 현금 6000만원대…CB로 CB 갚는다
기존 CB 상환 위해 신규 CB 발행
보유 현금 52억원서 6000만원대로 급감
100억원 수주 현금화가 유동성 회복 변수
2026-07-24 07:30:00 2026-07-24 07:3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22일 14:5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용현 기자]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 레이저쎌(412350)이 신규 전환사채(CB)를 발행해 기존 CB 상환에 나선다. 보유 현금이 1분기 말 6000만원대까지 줄고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가 이어지면서 자체 현금만으로는 만기 대응이 어려워진 영향이다. 올해 100억원 규모의 장비 공급계약을 확보했지만 매출과 현금 유입까지는 시차가 남아 있어 수주 현금화 속도가 레이저쎌의 유동성 회복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레이저쎌 동탄 본사 조감도. (사진=레이저쎌 홈페이지)
 
현금 6000만원까지 줄었는데…CB·유증으로 버틴 레이저쎌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레이저쎌은 최근 20억원 규모 제4회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의 발행 조건을 변경했다. 기존 계약에 포함됐던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항을 삭제하고, 대신 주가가 전환가액 이하로 하락한 상황에서 투자자가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일정 조건에 따라 추가 보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았다.
 
리픽싱은 주가 하락 시 전환가액을 낮춰 투자자의 전환 가능 주식 수를 늘리는 조항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향후 전환 물량 증가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조건 변경의 경우 리픽싱을 제거해 희석 가능성을 낮추는 대신 투자자에게 별도 보상 조건을 부여해 자금 조달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CB 발행은 신규 성장 투자나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조달과는 거리가 있다. 레이저쎌은 조달 예정인 20억원 전액을 기존 제2회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의 만기 전 취득에 사용할 계획이다. 기존 CB 일부를 신규 CB로 상환하는 차환 구조로, 부족한 현금 상황에서 당장의 상환 부담을 낮추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이처럼 차환 목적의 자금 조달에 나선 배경에는 악화된 현금 창출력이 자리하고 있다. 레이저쎌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117억원, 2024년 -68억원, 2025년 -84억원으로 최근 3년간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본업에서 벌어들인 현금만으로는 사업 운영과 재무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가 지속된 것이다.
 
부족한 현금은 외부 조달로 메워왔다. 레이저쎌은 지난해 80억원 규모 CB 발행과 6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장기차입금도 약 53억원 늘렸다. 그러나 자금을 확보했음에도 재무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금은 약 130억원으로 전년(114억원) 대비 증가했고, 특히 단기차입금은 29억원에서 70억원으로 확대되며 단기 상환 부담도 커졌다.
 
여기에 올해 들어서는 현금 여력이 더욱 빠르게 줄었다.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147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52억5515만원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약 51억원이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5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자산·부채 변동으로 약 40억원이 빠져나갔다.
 
결국 레이저쎌은 보유 현금을 대부분 소진한 가운데 차입과 자본시장 조달을 통해 버티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수주는 늘었지만 잔금은 내년…유동성 회복 시험대
 
다만 올해 들어서는 반전 가능성도 나타나고 있다. 레이저쎌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대만, 싱가포르, 국내 반도체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약 100억원 규모의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47억원을 두 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주요 계약으로는 대만 Powertech Technology와 체결한 약 31억원 규모 LSR300 공급 계약을 비롯해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와의 15억6000만원 규모 계약, 국내 글로벌 반도체 기판업체 대상 17억9000만원 규모 계약 등이 있다.
 
다만 계약 규모가 곧바로 현금 유입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계약은 선급금 지급 조건이 포함돼 있지만 잔금은 장비 납품과 검수 이후 지급되는 구조이며, 계약 기간 역시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분산돼 있다.
 
결국 레이저쎌의 향후 재무 부담 완화 여부는 확보한 수주 물량이 실제 매출과 현금으로 전환되는 속도에 달릴 전망이다. 수주 계약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실적 개선과 유동성 회복의 기반이 될 수 있지만, 납품 지연이나 추가 비용 발생 시 현재와 같은 외부 조달 의존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CB 조건 변경 역시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조치로 보고 있다. 리픽싱을 삭제해 기존 주주의 희석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투자자 보호 조건을 추가해 자금 조달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다만 신규 성장 투자가 아닌 기존 부채 상환을 위한 차환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현금 창출력 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IB토마토>는 추가 자금 도달 가능성 등을 확인하고자 레이저쎌에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용현 기자 hiyori08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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