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앞두고 총 4800건에 달하는 국민 제안이 쏟아졌습니다. 공급과 규제, 대출·세제에 대한 제안이 하루 평균 500건 넘게 제시된 건데요. 이 중에서도 현 정부에서 강화된 대출 규제를 다시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참석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루 사이 1300건 폭발…선별 후 '안건 상정'
22일 청와대 및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23일 부동산 토론회를 직접 주재하고 주택 공급과 금융·세제 전반에 대해 국민 의견을 수렴합니다.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자산 불평등 등의 양극화 주범으로 꼽으며 강도 높은 부동산 개혁을 예고했는데요.
이번 토론회는 오전 10시부터 11시40분까지 총 100분 동안 진행됩니다. 토론회 참석자는 총 140명으로 국민이 절반 이상으로 맘카페 운영진부터 유튜버, 각 협회 인사, 공인중개사 등이 참석합니다. 여기에 부동산 전문가와 언론사에서도 참여해 직접 의견을 개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번 토론회를 위해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국민 정책 제안 홈페이지인 '부동산토론회.kr'에서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국민들의 정책 제안은 22일 오후 5시 기준 4798건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지난 21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약 3500건이었던 정책 제안은 토론회를 하루 앞두고 1300건 이상 추가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부동산 토론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해당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국민 제안 중 주요 의견들을 선별해 토론회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입니다. 이날 토론회 식순상 대통령의 모두 발언 이후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사전 의견수렴 결과를 직접 발표합니다. 공급·금융·세제 관련 전문가 발제 전에 국민 의견을 먼저 듣겠다는 취지이기도 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대출 규제부터 보유세까지 '질타' 릴레이
정부는 이번 부동산 토론회를 통해 부동산 정책의 새판을 짜겠다는 구상인데요. 정작 '부동산토론회.kr'을 통해 접수된 대다수의 의견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궤를 달리하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4800건의 정책 제안 글 중에서 '주택금융(대출)' 항목의 글은 총 2000건을 넘는데요. 대부분 현 정부 들어 진행한 대출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요구입니다.
대출 규제 완화 목소리에서는 청년 세대의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김모씨는 "청년 세대는 가진 자본이 부족하더라도, 앞으로 일하며 벌어들일 '시간과 소득'을 담보로 자산을 형성해 나가는 단계에 있다"며 "소득과 상환 능력이 충분함에도 일률적인 대출 규제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막혀 집을 구하지 못한다면, 인플레이션과 자산 가격 상승 속에서 청년들은 영영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무주택자를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에 대한 상향 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전·월세난에 대한 지적도 컸습니다. 전세대출 규제 정책 방향을 제안한 또 다른 김모씨는 "전세대출은 서민 금융에 가까운 대출"이라며 "무주택자와 제한적 1주택자에 한해서 자유롭게 대출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시민들은 대출 규제 완화와 관련해 △청년 및 실수요자 대출 확대 △생애 최초 대출 금리 및 LTV 완화 △획일적 대출 총량 규제 완화 △지방 및 인구소멸지역 금융 완화 △전세대출 규제 완화를 요구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에 대한 지적도 있습니다. 맹모씨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시장 안정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과도하고 경직된 규제가 장기화되면서, 당초 의도와는 정반대로 시장을 왜곡하고 시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오히려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권모씨는 신혼부부·신생아·다자녀 가구를 위한 주택 공급 및 대출의 중심에 설정된 소득기준이 과하다며 "맞벌이 고소득 신혼부부가 상환 능력이 있음에도, 소득 기준으로 지원을 받지 못하고 부모의 자산 유무가 내 집 마련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급과 관련해서는 △토지거래제한 구역 및 재건축 규제 완화 △공공임대주택 청년·신혼부부 자산 기준 현실화 △비거주 1주택 및 한시적 2주택 제도 개선 △공공 분양 및 신혼희망 타운 확대 △전·월세 시장 안정화 대책 마련 촉구가 주를 이뤘습니다.
정부가 예고하고 있는 보유세 강화 방침에 대한 반발도 컸습니다. 보유세 관련 글은 300건을 넘어섰는데요. 윤모씨는 "오랜 기간 한 채의 집을 보유하며 거주해 온 사람들에게는 집값 상승이 곧 현금 소득 증가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공시가격 상승만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것은 은퇴자나 소득이 일정한 중산층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주택자 중과와 관련해서는 '주택 공급자'라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모씨는 "다주택자가 전·월세에 안정적인 임대를 제공하고 있다"며 "증세 부담이 전·월세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장특공제에 대한 개편이 '매물 잠김'을 유발할 것이라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한 시민은 "실거주 요건이나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한 보유, 거주 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세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이사나 주거 이동이 자유로워야 할 시점에 집을 팔지 못하고 묶어두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짚었습니다. 반면 과세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장특공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습니다. 세제와 관련해서는 △실거주 1주택자 보유세 인상 반대 △다주택자 중과 제도 완화 △소형 오피스텔 등 주택수 미포함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찬성 대 반대 △거래세 인하 통한 거래 활성화 등을 요구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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