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엘앤케이바이오, 해외채권 769억 쌓였는데…자회사 4곳 자본잠식
매출채권 800억 육박…자회사 자본잠식·충당률 낮아
영업현금 47억 순유출…320억 CB로 유동성 방어
2026-07-31 07:40:00 2026-07-31 07:4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29일 17:5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척추 임플란트 전문기업 엘앤케이바이오메드(156100)가 해외 판매망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매출채권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해외법인 등에 대한 매출채권이 3년여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해 800억원에 육박한 가운데, 채권이 집중된 해외 자회사 4곳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가운데 매출채권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법인의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10%대에 불과해, 현지법인의 지급 능력이 악화되면 추가 대손충당금이나 손상차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 양천구에 위치한 엘앤케이바이오메드 연구소 (사진=엘앤케이바이오메드)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엘앤케이바이오메드의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특수관계자 매출채권은 799억455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741억3805만원보다 58억744만원, 7.8% 증가했다. 2022년 말 349억5820만원과 비교하면 3년여 만에 두 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현재 특수관계자 매출채권은 엘앤케이바이오의 지난해 별도 매출 217억원의 3.7배에 달한다. 올해 1분기 말 별도 자산총계 1346억원과 비교해도 59.4%에 해당한다. 해외법인에 제품을 공급해 매출을 인식했지만, 대금 회수가 뒤따르지 않으면서 본사 자산의 상당 부분이 계열사 채권 형태로 묶인 셈이다.
 
매출채권 규모 빠르게 늘어…자회사 자본잠식에 회수 가능성 의문
 
법인별로는 미국 판매법인 L&K Spine에 대한 매출채권이 343억492만원으로 가장 많다. 또 다른 미국법인 Aegis Meditech에 대한 채권도 289억5197만원에 달한다. 두 미국법인에 묶인 매출채권만 632억5689만원으로 전체 특수관계자 매출채권의 79.1%를 차지한다.
 
이 밖에 태국법인 ME&H에 대한 매출채권이 106억3704만원, 인도법인과 말레이시아법인이 각각 15억7911만원, 14억469만원이다. 국내 관계기업 루트락에 대한 채권 30억6777만원을 제외하면 해외법인 매출채권은 약 769억원이다.
 
미국법인 채권 증가는 현지 판매망 재편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엘앤케이바이오는 2022년 L&K Spine을 새로 설립하고 기존 Aegis가 보유하던 대리점 영업부문을 이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L&K Spine이 Aegis Meditech의 척추 부문 병원등록권을 397만2606달러에 양수했다. 미국 척추 사업의 중심이 L&K Spine으로 이동하는 동안 해당 법인에 대한 본사 매출채권도 빠르게 증가했다.
 
문제는 채권 회수를 책임져야 할 해외법인의 재무 상태다. 올해 1분기 말 Aegis Meditech은 총자산 217억원보다 총부채가 407억원으로 많아 약 190억원의 자본잠식을 기록했다. ME&H 역시 자산 92억원, 부채 115억원으로 약 24억원의 마이너스 자본 상태다.
 
말레이시아법인과 인도법인도 각각 약 8억원, 4억원의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자본잠식 상태인 해외법인 4곳의 자본잠식 규모는 총 225억원에 달한다. 이들 법인에 대한 매출채권 총액도 약 426억원으로 전체 특수관계자 채권의 절반을 넘는다.
 
회수 위험을 반영해 엘앤케이바이오는 특수관계자 매출채권에 총 201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 자본잠식 법인 4곳에 대한 매출채권만 놓고 보면 올해 1분기 말 425억7280만원이고, 이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153억483만원으로 설정했다.
 
다만 ME&H와 말레이시아·인도법인의 충당금 설정률이 70~80%대인 것과 달리, 채권 규모가 큰 Aegis와 L&K Spine의 설정률은 각각 14.2%, 13.1% 수준이다. 향후 미국법인의 현금 창출력이나 채권 회수 전망이 악화될 경우 추가 대손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매출채권 쌓이며 현금흐름에도 부담…CB 발행으로 유동성 방어
 
매출채권 누적은 본사의 현금흐름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엘앤케이바이오의 올해 1분기 별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6억6044만원 순유출로, 전년 동기 28억6783만원 순유출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별도 영업손실도 12억8118만원을 기록했다.
 
현금 유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엘앤케이바이오는 지난 1월 320억원 규모 12회차 CB를 발행했다. 발행 목적은 중장기 사업 확대를 위한 생산 인프라 확충과 AI 플랫폼 구축이다. 그러나 실제 자금계획을 살펴보면 시설자금 160억원과 AI 개발비 90억원 외에도 기존 10회차 CB 상환에 50억원, 영업·연구개발 인건비에 20억원을 배정했다. 성장투자뿐 아니라 기존 채무 상환과 운영자금까지 CB에 의존한 셈이다.
 
1분기 말까지 집행된 자금은 83억8099만원이다. 신공장 토지·건물 매입에 약 26억원, 인건비에 7억8000만원이 투입됐고 50억원은 10회차 CB 콜옵션 행사에 사용됐다. 반면 AI 개발에 배정한 90억원은 아직 집행되지 않았다. 미사용 자금 236억원 가운데 상당 부분은 단기금융상품으로 운용됐다.
 
CB 발행으로 엘앤케이바이오의 별도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19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60억원으로 늘었다. 단기금융상품도 31억원에서 176억원으로 증가했다. 외형상 유동성은 개선됐지만, 본업과 매출채권 회수에서 창출된 현금이 아닌 메자닌 조달로 현금 곳간을 채운 결과다. 실제 1분기 별도 현금흐름에서 CB 발행으로 323억8226만원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투자와 기존 사채 상환을 동시에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로 풀이된다.
 
엘앤케이바이오는 CB 발행으로 유동성 위기를 한 차례 넘겼지만, 주주가치 희석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12회차 CB의 현재 전환 가능 주식은 236만4415주로 1분기 말 발행주식총수의 10%를 웃돈다. 여기에 지난 28일 11회차 CB의 전환가액도 주가 하락으로 6249원에서 최저한도인 4375원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해외 매출 확대가 실제 현금 회수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채권 부담과 외부 자금조달, 지분 희석이 반복되는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엘앤케이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해외 법인 매출채권 회수는 예정대로 이뤄질 계획"이라며 "추가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설정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라고 해명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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