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서울시)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공급 방식과 대상지를 둘러싼 이견이 커지면서 정책 실행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규모부터 그린벨트 해제, 재개발·재건축을 둘러싼 시각차까지 핵심 쟁점마다 입장이 엇갈리면서 공급 대책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양측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입니다.
서울시는 7일 민간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와 공급 부족 원인, 제도 개선 과제를 담은 '2차 정비사업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지난 5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에게 전달한 보고서로, 서울의 공급 부족은 과거 정비구역 대량 해제와 신규 지정 억제, 각종 정비사업 규제가 누적된 결과라고 진단했습니다. 최근 3년간 서울 주택 공급의 90% 이상을 민간 정비사업이 담당했으며,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을 분석한 결과 사업 전보다 주택 수가 36.4% 증가했다는 점도 제시했습니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가구 착공을 목표로 표준처리기한제와 절차 병행처리를 확대하고, 이주비 대출 규제(LTV) 완화 등 제도 개선도 정부에 재차 건의했습니다.
같은 날 오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비판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그는 "서울의 공급 기반을 무너뜨린 것은 박원순 시장"이라며 민주당 시절 재개발·재건축 구역 389곳이 해제돼 약 43만 가구의 공급 기회가 사라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재개발·재건축의 공급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여권의 주장에 대해서도 최근 3년간 정비사업을 통해 재개발은 27.4%, 재건축은 44.2%의 주택이 순증했다는 서울시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민주당은 데이터로 드러난 팩트를 부정하면서까지 서울시의 정비사업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처럼 정부와 서울시는 공급 확대라는 큰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세부 해법에서는 뚜렷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규모를 최대 1만가구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반면, 서울시는 8000가구 수준이 적정하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어린이정원 활용에도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고, 그린벨트 추가 해제 역시 반대하고 있습니다. 대신 재개발·재건축과 준공업지역 개발을 통한 도심 공급 확대를 핵심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양측의 갈등은 구조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국유지 개발은 정부가 주도할 수 있지만 용도지역 변경과 도시계획, 인허가 등은 서울시 권한이어서 어느 한쪽이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서울시 역시 정부의 제도 개선과 재정·정책 지원 없이는 공급 확대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공급 확대라는 공동 목표에도 불구하고 정책 공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급 속도와 시장 안정 효과 모두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다만 준공업지역 개발과 산업시설 의무 확보 기준 완화 등은 양측의 입장 차가 상대적으로 적어 향후 협력의 접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장기화하기보다 사업별로 접점을 찾는 협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윤 랩장은 "서로 내어주는 것이 있어야 협상이 될 듯하다"며 "서울시는 서리풀지구에서 이미 그린벨트를 한 차례 해제한 만큼 추가 해제 요구를 계속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용산국제업무지구도 8000가구와 1만 가구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고, 공원 활용이나 산업용 부지 전환 등도 사업 부지의 성격에 따라 각각 협의해야 한다"며 "하나하나 매듭을 풀어가는 방식의 협상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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