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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8월 7일 19:2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핑거(163730)가 로봇 소프트웨어 기업 미켈로로보틱스를 약 160억원에 인수한다. 다만 미켈로로보틱스 핵심 주주들이 지분 매각대금 가운데 60억원을 다시 핑거에 투자하면서 두 거래를 합산한 순현금 유출 규모는 약 100억원으로 낮아진다. 인수대금 일부가 유상증자를 통해 다시 유입되는 동시에 기존 핵심 주주들이 핑거 주주로 남는 구조다. 빠듯한 자금 상황 속에서 현금 유출을 줄이고, 인공지능(AI)·로봇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핑거는 미켈로로보틱스 지분 79.48%(48만7505주)를 159억6928만원에 현금 취득하기로 했다. 핵심 주주인 박장준·최준화·윤여상 씨가 보유한 35만1666주와 초기 투자 기관들이 보유한 나머지 13만5839주가 대상이다.
(사진=핑거 홈페이지 캡처)
160억 인수 뒤 60억 재유입…'롤오버'와 유사
이번 인수 과정에서 핑거는 미켈로로보틱스 인수와 유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했다.
핑거는 우선 미켈로로보틱스의 핵심 주주 3인이 보유한 주식 35만1666주를 총 112억7828만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박장준 씨 80억7118만원, 최준화 씨와 윤여상 씨가 각각 16억355만원이다.
같은 날 핑거는 이들 3명을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박장준·최준화·윤여상 씨는 20억원씩 총 60억원을 납입하고 각각 핑거 신주 20만주를 받는다. 신주 발행가격은 주당 1만원이다. 이들이 미켈로로보틱스 지분을 매각해 받는 112억7828만 가운데 53.2%에 해당하는 금액을 다시 핑거에 투자하는 셈이다.
핑거가 미켈로로보틱스 지분 인수에 지급하는 금액은 약 160억원이지만 매도인으로부터 다시 들어오는 60억원을 감안하면, 순현금 유출은 약 100억원으로 낮아진다. 전체 인수대금 중 일부를 재유입시키면서 현금 부담을 낮춘 것이다.
다만 이를 미켈로로보틱스의 실제 인수가격이 100억원으로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분 취득가액은 160억원으로 확정돼 있고, 60억원은 별도의 신주 발행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이기 때문이다. 대신 인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순현금 유출을 줄이는 동시에 미켈로로보틱스 핵심 주주를 핑거의 주주로 편입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주요 기술 인력과 주주가 인수 이후에도 핑거의 기업가치 상승에 이해관계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현금 인수와는 차이가 있다. 인수 기업이 피인수 기업의 기존 주주로부터 지분을 사들이면서 이들이 인수 기업에 다시 투자하는 이른바 롤오버(Rollover)와 유사한 구조다.
최근 핑거의 유동성은 빠듯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핑거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48억1000만원이다. 금융기관예치금 16억원과 단기투자자산 25억원을 포함해도 단기 유동성 자산은 약 189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영업활동현금흐름도 41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매출은 174억원, 영업손실은 1억5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2억7800만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미켈로로보틱스 주요 주주들의 유상증자 참여로 인해 핑거는 실질적인 인수 부담을 낮추면서 유동성 관리에도 부담을 덜었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미켈로로보틱스 주요 주주들의 유상증자 대금 60억원 납입이 완료되면, 핑거는 실질적으로 100억원만으로 미켈로로보틱스의 기술력을 내재화할 수 있게 된다.
성호전자그룹 편입 후 첫 M&A…피지컬AI로 확장
이번 인수는 핑거의 경영권 변동 이후 추진되는 사업 재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핑거는 지난 4월
성호전자(043260)그룹과 문페이, 판토스홀딩스 등을 대상으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활용한 약 11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핑거는 성호전자그룹으로 편입됐다.
핑거는 당시 확보한 자금을 AI 연관 신사업과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후 유상증자 납입을 거쳐 성호전자의 최대주주인 서룡전자가 핑거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 재편도 현실화됐다. 서룡전자는 박성재 성호전자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회사이자 성호전자의 모회사다.
이번 유상증자로 추가 조달하는 75억원 역시 'AI 사업 등 성장 투자를 위한 재원'으로 사용한다. 올해 30억원, 내년 45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핑거가 미켈로로보틱스 인수를 통해 핀테크와 블록체인을 넘어 로봇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성호전자그룹 편입 이후 신사업 투자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다만 향후 관건은 미켈로로보틱스가 핑거의 실적에 얼마나 빠르게 기여할 수 있느냐다. 특히 기존 현금 규모와 비교해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향후 추가 투자와 사업 확장 과정에서 발생할 자금 수요도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
미켈로로보틱스는 도장·샌딩·폴리싱 등 숙련공의 작업 노하우를 모션·비전 데이터로 학습해 산업용 로봇의 작업 경로로 변환하는 피지컬 AI 기반 로봇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핑거는 그동안 기존 금융권에 공급해온 스마트 금융 플랫폼과 문페이의 글로벌 디지털자산 결제 인프라를 결합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미켈로로보틱스 인수가 더해지면서 핑거의 신사업 축도 디지털자산 결제 인프라에서 피지컬 AI까지 확대됐다. 향후 미켈로로보틱스가 보유한 숙련공 작업 데이터 학습과 로봇 제어 기술의 적용 범위를 자동차·조선·방산 등 국내 주력 제조업으로 넓히고, 핑거의 기존 금융·AI 소프트웨어 역량과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핀테크 솔루션 기업에서 금융·제조·AI를 아우르는 종합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외연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핑거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피지컬 AI는 향후 급속도로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라며 "금융 IT에서 축적한 AI·소프트웨어 역량을 제조 현장의 피지컬 AI로 확장해 AI 종합기술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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