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없어도 뽑는다”…삼성·TSMC, 미 반도체 인재 쟁탈전
삼성전자, 현지 인턴십·신입채용 병행
TSMC “무경력자도 ‘전액 유급 교육’”
미 반도체 인력난에 기업들 직접 나서
2026-08-09 16:09:08 2026-08-09 16:09:08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미국 반도체 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숙련 인력 부족이 떠오른 가운데, 삼성전자(005930)와 대만 TSMC의 현지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양사 모두 미국 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팹) 가동을 본격화하기 위해 현지 우수 인력 확보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 초기 가동을 앞둔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인턴십 모집과 신입채용으로 인력 확보에 나섰으며, TSMC는 무경력자도 ‘전액 유급 교육’을 제공하며 엔지니어 자체 육성에 나섰습니다.
 
미국 텍사스주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 (사진=삼성전자)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테일러 공장 대상 내년 여름 인턴십 모집을 시작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매년 글로벌 생산 기지에서 인턴십을 진행하는데, 내년 프로그램에 테일러 팹이 처음으로 추가됐습니다. 11주간 진행되는 인턴십에서 참가자들은 현직 엔지니어들과 함께 제품, 공정, 기술과 관련한 실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공학 전공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대졸 신입 채용 프로그램인 ‘삼성 이머징 엔지니어 개발’(SEED)도 모집합니다. 올해 말 테일러 공장의 초기 가동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팹 운영에 필요한 우수 인력을 조기에 양성하고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2030년 가동을 목표로 올해 말 2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며, 3나노 양산을 시작으로 2나노 공정 생산능력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TSMC도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게시한 미국 애리조나주 장비 기술자 모집 공고에서는 “전액 유급 교육을 제공하며, 반도체 경험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명시했습니다. TSMC의 애리조나 공장은 기존 발표한 1650억달러 규모 투자에 이어 100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2나노 이하 공장 첨단 패키징 공장을 지을 계획입니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파운드리 공장 10곳과 첨단 패키징 공장 2곳, 연구개발(R&D) 센터 1곳이 들어설 전망입니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만큼, TSMC는 숙련 인력을 자체적으로 육성해 인력난을 직접 해결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앞서 TSMC는 지난 2024년 인력 부족으로 애리조나주 1공장 가동을 1년가량 연기한 바 있습니다.
 
대만 가오슝 난쯔과학단지에 위치한 TSMC 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두 회사 모두 현지 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우수 인력 부족 문제가 미국 반도체 산업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지만, 막상 공장을 운영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에 숙련 인재를 적기에 확보하지 못할 경우 생산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 협회 SEMI가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맥킨지와 공동 발표한 ‘반도체산업 전국 인력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시장에서 숙련 인력은 오는 2030년까지 최대 15만7000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도체 제조·설계·소재·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필요한 추가 인력은 약 18만9000명 수준이지만, 실제 공급 가능한 인력은 수요치에 한참 못 미친다는 분석입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 역시 ‘2026년 미국 반도체 산업 현황’ 보고서에서 “필요한 기술을 갖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는 미국 반도체 사업 성공의 전제조건”이라며 “미국 반도체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재공급망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팹의 안정적인 가동을 위해서는 단순 운영 인력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도 함께 진입해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며 “미국 반도체 산업이 커져도 숙련공이 부족하다 보니 기업들이 직접 인력 양성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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