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도 스테이블코인 연계…발행 넘어 '사용처' 경쟁
콘텐츠·플랫폼으로 스테이블코인 확산
"소액결제 강점" VS. "단순 연계만으론 실사용 한계"
2026-08-11 14:29:23 2026-08-11 20:35:32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경쟁이 발행 주체를 넘어 실제 활용처 확보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권이 결제·송금 인프라 구축에 나선 가운데 콘텐츠와 커머스 등 플랫폼 사업자들도 기존 서비스에 스테이블코인을 접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업 시그마체인은 싸이월드를 웹3 기반 싸이월드3.0으로 재편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존 미니홈피와 일촌 등 싸이월드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접목하고 대체불가토큰(NFT)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입니다. 과거 싸이월드의 대표 사이버머니였던 도토리를 스테이블코인과 연계해 결제와 보상 등에 활용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습니다.
 
사이버머니였던 도토리를 활용한다고 했지만, 도토리 자체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체한다는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기존 포인트는 기업이 정한 기준에 따라 발행하고 사용할 수 있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일정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발행량에 상응하는 현금이나 안전자산 등을 갖추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은 법화나 단기국채 등 고품질·고유동성 자산으로 담보돼야 해 마음대로 발행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도토리와 스테이블코인을 연계한다는 이야기도 구체적인 구조가 나오기 전까지는 진지한 사업계획보다는 홍보성 구상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미지=챗GPT)
 
그럼에도 기존 플랫폼과 스테이블코인의 결합 자체는 주요 활용 모델로 꼽힙니다. 기존 포인트가 특정 플랫폼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외부 서비스나 다른 자산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기존 도토리는 플랫폼 밖으로 가지고 나가거나 쉽게 현금화하기 어려웠다"며 "스테이블코인은 필요에 따라 다른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고 스마트 계약을 이용하면 다른 서비스와 연계하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플랫폼이 사라지더라도 이용자의 자산이 함께 사라지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소액 결제 수요가 스테이블코인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처럼 낮은 가격의 콘텐츠가 대량으로 거래될 경우 기존 결제망보다 비용을 줄일 여지가 있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강 교수는 "소액 다량 결제에서 영향이 클 것"이라며 "100원, 200원 단위 거래는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거래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해외 이용자가 국내 팬덤 콘텐츠 상품 등 국경을 넘는 소액 거래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실제 이용자와 결제망을 갖춘 기업들의 실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쿠팡과 우리은행은 지난달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와 실시간 정산 등의 기술검증(PoC)을 완료했습니다. 금융권뿐 아니라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한 플랫폼까지 관련 사업을 검토하면서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모습입니다.
 
다만 싸이월드를 당장 대표적인 실사용 사례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싸이월드는 현재 이용자와 결제·포인트 시스템을 확보한 플랫폼으로 보기 어렵다"며 "기존 이용자와 결제망을 가진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는 사례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효용은 소비자 결제보다 기업 간 거래에서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 관계자는 "소매 이용자 입장에서는 큰 변화를 느끼기 어려울 수 있지만 기업 내부 또는 기업 간 결제에서는 정산을 빠르고 저렴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으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선 가운데 기존 사업권을 둘러싼 분쟁은 선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됩니다. 베타랩스 측은 시그마체인이 인수한 싸이커뮤니케이션즈의 사업권이 현재 분쟁 대상인 만큼 새로운 결제수단 도입 논의보다 기존 이용자 데이터 복원과 서비스 정상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베타랩스 측 관계자는 "싸이월드가 고객 데이터를 복원하는 게 우선이고, 복원된 데이터를 고객에게 돌려준 뒤 이용자들이 다시 싸이월드 플랫폼을 찾았을 때 이런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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