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닉, 수십조 주주환원에도 시장은 ‘시큰둥’
삼성, 2027년 이후 환원 원칙 공백…하이닉스는 50% ‘하한’으로
엔비디아 실적 경계·차익실현 겹쳐…반도체주 상승 탄력 둔화
2026-08-25 16:18:18 2026-08-25 16:28:15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각각 최대 110조원과 40조원 규모의 역대급 주주환원책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환원 기대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데다 자사주 매입·소각과 2027년 이후 환원 원칙이 구체화되지 않으면서 실망 매물이 출회됐습니다. SK하이닉스도 40조원 전량 소각 발표 직후 급등했지만 차익실현과 글로벌 반도체주 조정이 겹치며 상승 탄력이 둔화됐습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과 같은 25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에는 24만5000원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회복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7000원(0.42%) 오른 167만8000원에 마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올해 주주환원 재원을 약 90조~110조원으로 예상하고 3분기에 정규 분기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의 현금배당을 우선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나머지 60조~80조원의 환원 규모와 방식은 내년 1월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입니다.
 
발표 당일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기대감에 3.87% 오른 28만1500원에 마감했지만 환원안 공개 이후 상승분을 반납했고, 첫 정규 거래일인 전날에는 8.70% 급락했습니다.
 
시장에서는 110조원이라는 절대적인 규모보다 이미 높아진 기대치를 넘어서는 추가 카드가 없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메모리 호황에 따른 잉여현금흐름(FCF) 급증을 바탕으로 환원 규모가 140조원 안팎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선반영됐지만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의 규모와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반도체 업황 호조와 FCF 급증이 추가 환원으로 얼마나 연결될지에 주목해 왔다"며 "규모가 140조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선반영된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누적 FCF의 50%를 환원한다는 기존 원칙을 유지했습니다. 올해가 현행 3개년 정책의 마지막 해지만 환원 비율 상향이나 2027년 이후 적용할 새로운 기준은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이번 주주환원책 발표에서 올해 이후 시작되는 3개년 계획 등이 업데이트되지 않았던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며 "시장은 올해 3분기 또는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새로운 3개년 정책을 포함한 내용을 듣기를 원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약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2407만주를 장내에서 매입한 뒤 전량 소각하기로 했습니다. 2025~2027년 누적 FCF 기준 주주환원 목표도 기존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높였습니다.
 
SK하이닉스는 발표 다음 거래일인 지난 20일 12.73% 급등했고 21일에도 2.3% 상승했습니다. 이후 상승분 일부를 반납하면서 호재가 빠르게 주가에 반영된 뒤 차익실현이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이영곤 토스증권 연구원은 "같은 금액을 주주에게 돌려주더라도 수급 측면에서는 배당보다 주식 수를 줄이는 자사주 매입·소각이 주가에 훨씬 직접적"이라며 "단기 주가 수급 효과는 소각을 강화한 SK하이닉스가 더 우세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SK하이닉스에는 전임직 노동조합의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25표 차이로 부결되는 개별 악재도 겹쳤습니다.
 
글로벌 반도체주 조정도 양사의 주주환원 효과를 희석시키고 있습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가 2.91%, TSMC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2.11%, 브로드컴이 2.63%, 마이크론이 5.83%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70% 떨어졌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7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였던 엔비디아 주가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한국시간 27일 나올 실적 발표를 앞둔 선제적 포지션 관리 수요가 엔비디아를 넘어 전반적인 반도체주로 확산한 측면도 존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단기 주가 반응만으로 주주환원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국면에서는 막대한 잉여현금을 활용한 주주환원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은 기업 효율성을 높여 글로벌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끌어낼 동력"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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