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원준희 네비웍스 대표 "하드웨어 K-방산 넘어 신안보 플랫폼 기업으로"
육군 STE·함정 운용 AI 잇단 수주…디지털트윈 기반 국방 AI 확장
"실증→정부 첫 구매→확대 조달 잇는 신속획득 체계 필요"
"R&D·조달·정책금융 연결로 '매출 1000억 신안보 기업' 성장"
2026-08-31 11:17:32 2026-08-31 14:27:16
[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지난 6월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 이후 K-방산의 다음 과제로 소프트웨어·데이터·플랫폼 경쟁력 확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드웨어와 대기업 중심의 성장 구조를 넘어 기술 기반 혁신기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도 범정부 실무협의체를 가동하고 신속하고 유연한 획득 제도와 신안보 기업 지원 체계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네비웍스는 전장을 디지털 공간에 구현해 지휘관의 판단과 군의 훈련을 지원하는 합성훈련 플랫폼 기업으로, 올해 육군 합성훈련환경(STE)과 함정 운용 인공지능(AI)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습니다. 원준희 네비웍스 대표에게 국방 소프트웨어의 역할과 신안보 기업 육성에 필요한 조달·데이터·정책금융 과제를 들어봤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6월26일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서 정부는 기존 K-방산이 대기업과 하드웨어 무기체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고 진단했습니다. 국방 소프트웨어 기업인 네비웍스 입장에서는 이 진단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그 진단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동안 K-방산은 전차, 자주포, 전투기, 함정과 같은 완성형 무기체계 중심으로 성장해 왔고, 그 과정에서 대기업 중심 구조가 고착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전쟁은 AI, 드론, 로봇, 위성, 사이버전, 전자전이 결합되는 방식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는 무기체계 자체보다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AI가 무기체계의 성능을 좌우하는 시대입니다. 신안보 시대에는 대기업뿐 아니라 기술 기반 혁신기업이 방산 생태계의 핵심축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신안보 분야에서 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 5개,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 50개를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네비웍스가 이 신안보 혁신기업군에 포함된다고 보십니까.
 
네비웍스는 지난 27년간 지휘통제체계(C4I), 전술데이터링크, 무기체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M&S), 디지털트윈 분야의 기술을 축적해 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능형 지휘통제체계와 STE를 발전시키고, 궁극적으로 무인전투 수행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네비웍스는 전장 디지털트윈과 월드모델 기반의 국방 AI 플랫폼 기업이며, 신안보 무기체계에 필요한 AI 에이전트 운용 환경을 구현하는 기업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 축적은 단순히 개별 사업 경험에 그치지 않고, AI 지휘결심 지원, 드론·로봇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MUM-T), 자율 전투 운영체제, 전장 디지털트윈, 합성훈련환경 등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네비웍스는 필요한 기술과 체계 적용 경험을 모두 갖춘 준비된 신안보 혁신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준희 네비웍스 대표이사. (사진=네비웍스)
 
전략회의에서는 미국 팔란티어, 안두릴 같은 세계적 신안보 기업이 자주 언급됐습니다. 네비웍스의 사업모델은 이른바 '한국형 팔란티어' 논의와 어떤 지점에서 맞닿아 있습니까.
 
팔란티어가 데이터를 연결하고 분석해 의사결정을 지원한다면, 네비웍스는 실제 전장 환경을 디지털 공간에 재현하고 그 안에서 훈련·검증·예측이 가능하도록 하는 전장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단순 데이터 분석을 넘어 미래 전장 상황을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점에서 한국형 신안보 플랫폼 논의와 맞닿아 있습니다.
 
네비웍스는 전장관리체계와 합성훈련체계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지능형 지휘통제와 AI 에이전트 운용 환경을 결합한 차세대 전장 운영 플랫폼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네비웍스는 올해 2월 육군 대대급 합성훈련환경(STE) 구축 사업을 수주했습니다. 해당 수주가 왜 중요한 전환점이며, STE는 AI·드론·로봇 등 신안보 기술의 현장 적용과 어떻게 연결됩니까.
 
이번 수주는 네비웍스가 합성훈련환경을 실제 군 체계로 구현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STE는 실기동·가상·워게임 훈련을 하나의 합성 전장 환경으로 통합하는 체계로, 미래 전군 통합훈련의 핵심 인프라로 평가됩니다.
 
기존 군 훈련은 실제 병력과 장비를 이동시켜야 했기 때문에 시간·공간·예산의 제약이 컸고, 훈련 가능한 시나리오도 제한적이었습니다. 대대급 STE 사업은 제병협동 훈련과 미래 유·무인 복합체계 운용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추진됩니다. 
 
여기서 LVC(실기동·가상·워게임)는 실훈련, 시뮬레이터 훈련, 컴퓨터 워게임을 하나로 연결해 실제 전장처럼 훈련하는 방식입니다. 네비웍스는 이를 통해 전장 디지털트윈, AI 기반 시나리오 생성, 훈련관리, 사후분석(AAR), LVC 연동 기술을 체계화하고 있습니다.
 
AI와 무인체계는 실제 전장에서 바로 검증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전장은 위험하고 통제하기 어려우며, 동일한 조건에서 반복 시험을 수행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네비웍스의 STE는 드론 군집, 자율로봇, 전자전, 사이버전 등 다양한 신안보 전력을 디지털 전장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학습·시험·검증할 수 있도록 합니다. 결국 STE는 단순한 훈련장이 아니라 미래 신안보 기술의 실험실이자 AI 학습 플랫폼의 기반이 되는 체계입니다.
 
네비웍스가 강조하는 디지털트윈은 국방 훈련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재난안전·스마트시티·원전·소형모듈원전(SMR) 관리 같은 공공 안전 분야로는 어떻게 확장될 수 있습니까.
 
국방 분야에서 디지털트윈은 현실의 전장 요소를 가상공간에 정밀하게 구현하고, 이를 훈련·분석·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단순한 시각화 도구가 아니라 학습하고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지형, 시설, 무기체계, 병력 상태뿐 아니라 기상, 통신, 전자전 환경, 장비 상태, 병력 운용 정보 등을 반영하면 실제 전장처럼 운용 가능한 디지털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성된 데이터는 AI 지휘통제 체계와 자율무기 AI 에이전트 학습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결국 디지털트윈은 군의 의사결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하고 미래 전장을 예측하도록 지원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국방과 공공안전은 목적은 다르지만 기술적으로는 유사합니다. 국방은 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예측해야 하고, 공공안전은 재난과 사고를 예측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술적 접점이 있습니다. 디지털트윈 기반 플랫폼은 산불·홍수·화학사고 등 재난 상황을 가상공간에 구현하고 피해 확산을 예측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원전과 SMR, 스마트시티 분야에서도 운영 데이터를 연동하면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 시나리오를 사전에 검증할 수 있습니다. 국방에서 축적한 디지털트윈 기술은 전장을 넘어 국민 안전과 국가 인프라 관리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네비웍스의 합성훈련환경(STE) 운용 절차. 훈련계획 수립과 준비, 훈련 실시, 사후 검토, 결과 분석·도출 과정을 하나의 체계에서 지원한다. (이미지=네비웍스)
 
정부는 첨단 제품을 신속히 군에 적용하기 위해 공모형 획득 방식, 실증 후 지속 개선, 1년 이내 첨단 무기체계 도입 단축 등을 제시했습니다. 네비웍스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제도 변화는 무엇입니까.
 
첨단 소프트웨어와 AI 기술은 전통적인 무기체계와 동일한 방식으로 획득하고 평가해서는 혁신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핵심 임무 기능이 구현되면 1차 품질 검증을 통해 우선 실증하고, 운용 과정에서 다년간 개선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정부와 군이 임무 중심의 소요를 적극 발굴하고,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신속한 실증과 전투실험으로 검증한 뒤 획득과 전력화로 연결해야 합니다. 특히 AI, 드론, 로봇, 사이버, 디지털트윈 같은 신안보 기술은 완성 이후 도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증과 운용 과정 자체가 기술 발전의 일부가 되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사용권을 확보하되 기업의 저작권과 소유권을 보장해 기술이 제품화·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국방부는 국방 데이터를 민간과 함께 활용하고, 군 보유 데이터를 AI가 활용 가능한 데이터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네비웍스의 STE·AI 분석 기술에도 국방 데이터 활용이 중요합니까.
 
STE와 AI 분석 기술의 성능은 결국 데이터의 질과 양으로 결정됩니다. 훈련 데이터, 지형 데이터, 작전 데이터, 전투 결과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되어야 AI가 의미 있는 분석과 예측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실전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합성훈련환경을 통해 다양한 전장 데이터셋을 생성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생성된 데이터는 지능형 지휘통제체계, AI 기반 C4I, AI 참모, AI 지휘결심 지원 체계로 발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미래 전장에서는 데이터가 곧 전투력인 만큼, 민·군 데이터 활용 체계와 AI 학습이 가능한 국방 데이터 전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부는 한국형 인큐텔 설립과 모태펀드·방산펀드·대형 전략투자를 연계한 성장 단계별 자금 공급 체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7월에는 범정부 실무협의체가 가동됐고, 특별법은 연내 제정을 목표로 준비되고 있습니다. 신안보 혁신기업이 단순 연구개발(R&D) 기업에 머물지 않고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정부 조달과 정책금융이 어떻게 연결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신안보 혁신기업이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증, 정부 첫 구매, 확대 조달, 민간시장 확산, 수출로 이어지는 성장 경로가 필요합니다. 기술을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기업이 커지기 어렵고, 실제 군과 공공 영역에서 쓰이는 시장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정부 조달은 혁신기업의 첫 시장을 열어주고, 정책금융은 기업이 실증과 양산, 수출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의 위험을 분담해야 합니다. 특히 국방 AI, 드론, 디지털트윈, 우주항공 분야는 개발 기간이 길고 초기 투자 부담이 큰 만큼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금융 지원이 필요합니다. 결국 신안보 기업 육성은 연구개발, 조달, 정책금융이 하나로 연결될 때 가능하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네비웍스는 5년 뒤 어떤 기업으로 평가받고 싶습니까.
 
5년 뒤 네비웍스는 단순한 국방 소프트웨어 기업이 아니라, AI 기반 전장 환경과 전장 월드파운데이션모델 생태계를 구축한 대표적인 신안보 혁신기업으로 평가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능형 지휘통제와 자율무기 AI 에이전트가 운용되는 미래 전장 운영체계 구현을 통해 대한민국을 비롯한 우방국을 지키는 최고의 워테크 기업으로 발전하고 기억되고 싶습니다.
 
경기도 안양시 네비웍스 사옥. (사진=네비웍스)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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