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줄소환 반복?…국감 돌입에 재계 긴장
이재용·최태원 채택 불발…‘불씨’는 남아
김동관·조원태 등 총수 증인 신청 이어져
재계 “기업 경영 판단, 정치 쟁점화 우려”
2026-09-28 16:20:51 ㅣ 2026-09-28 16:32:42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추석 연휴가 끝나고 국정감사 시즌이 다가오자 재계의 시선이 국회로 쏠리고 있습니다. 오는 10월 국감을 앞두고 국회 주요 상임위원회에서 반도체, 방산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이 증인 채택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재계의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8일 재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주요 상임위는 다음달 6일부터 약 3주간 이어지는 국감에서 증인 및 참고인 채택을 논의 중입니다. 올해 역시 산업계를 둘러싼 다양한 현안으로 총수를 비롯한 기업인의 증인 채택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해 국감에서 나타난 증인 채택과 번복 논란이 올해도 반복될 조짐을 보이면서 재계의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입니다. 산자위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의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호남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 총수를 소환해 800조원대 투자에 외압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발목 잡기용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반대의 뜻을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이들 두 총수에 대한 증인 채택은 일단 불발됐지만 산자위가 종합감사 등을 앞두고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해 향후 소환 여지는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이 밖에도 산자위는 국감에 부를 기관 증인 211명과 일반 증인 4명, 참고인 1명의 출석 요구안을 의결습니다. 여기에는 홈플러스 사태와 입점 상인 피해를 질의하기 위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기업도시 추진과 관련한 내용으로 이기승 BS그룹 회장이 포함됐습니다
 
국방위원회에서는 김동관 한화(000880)그룹 수석부회장과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한화그룹이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KAI 지분을 15.89%까지 늘리며 2대 주주로 올라선 가운데, 이에 따른 인수 추진 배경을 추궁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방산업계에서는 향후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26.41%) 등 정부 주도의 KAI 민영화가 공론화할 경우 한화그룹의 인수 또는 통합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이에 올해 국방위 국감에서는 한화그룹의 KAI 추가 지분 확대 계획 등 경영 참여 범위와 독점 우려 등을 따져 물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에서는 대한항공 기내식의 국산 농수산물 사용 실태를 묻기 위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조 회장은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통합 진에어 본사 유치 현안과 관련 증인 소환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이 밖에도 정무위원회나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등 다른 상임위에서도 각종 현안을 이유로 기업인들의 소환을 다각도로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름이 거론되거나 증인으로 신청된 총수들이 실제로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낼 지는 미지수입니다. 총수를 비롯한 기업인들이 증인·참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철회되는 관행이 매해 국감에서 반복돼 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국감에서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 주요 총수에 대한 증인 신청이 진행됐지만 철회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올해 증인 명단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인 탓에 재계에서는 국감을 앞두고 국회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2026 국정감사를 앞두고 각 상임위별 증인 신청 등 소환이 거론되는 총수 명단. (그래픽=뉴스토마토)
 
재계 관계자는 “AI 열풍으로 반도체 등 한국 기업의 위상과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어 총수들이 글로벌 현안 대응으로 매우 바빠진 상황”이라며 “총수들을 대거 소환할 경우 이 같은 사업 대응과 중장기 전략 수립에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재계 한 기업의 임원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총수들의 기업 경영 판단을 국감에서 정치적으로 해석해 왜곡하고 쟁점화하는 것이 문제”라며 “국민들에게 굉장히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기에 매우 안타깝다”고 토로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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