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환경공단·수공 '총체적 난맥'…인선·폐기물·해외투자 회수 '질타'
"환경공단은 폐기물 쌓이고 수공은 투자금 묶이고"
환경공단 폐농약 용기 775만개 미처리
수공 해외사업 회수액 212억뿐
온실가스 저감 설비자금 공정성 논란도
환경공단 임원 인선 지연…직무대행 권한도 논란
2026-10-15 17:56:27 ㅣ 2026-10-15 18:04:01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의 관리·감독 체계가 2026년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환경 분야 정책자금이 사업의 적격성보다 접수 속도에 좌우되고, 농촌 영농폐기물은 제때 처리되지 못한 채 누적되는가 하면, 수자원공사의 해외 투자사업도 당초 회수 계획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특히 한국환경공단의 임원 인선 지연과 이사장 직무대행의 권한 행사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공공기관 운영 전반의 책임성과 관리 기능 재점검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가 15일 진행한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정감사에서는 개별 사업의 부진을 넘어 문제를 예방하고 개선해야 할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쟁점으로 부각됐습니다.
 
 
김정호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책자금은 '선착순 버튼 누르기'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환경 분야 정책자금 융자 사업의 허술한 운영 방식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 3월17일 개시된 온실가스 저감 설비자금 융자 접수는 개시 단 32분 만에 1300억원의 한도가 모두 소진, 마감됐습니다. 단 하나의 IP에서 128건, 또 다른 IP에서 37건이 신청되는 등 한 IP에서 2건 이상 신청된 사례가 총 183건(신청 규모 911억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체 접수 한도의 70%에 해당하며, 실제 융자 승인 총액(819억원)조차 초과하는 금액입니다.
 
이 의원은 “탄소 감축을 위한 정책자금이 사업의 필요성이나 적격성이 아닌 ‘접수 속도’에 따라 좌우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며 “매크로 방식이나 제3자의 부당 개입 정황이 확인됐음에도 기후부는 반년이 넘도록 산하 융자 사업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나 실질적인 개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질타했습니다.
 
안세창 기후부 기획조정실장은 “전수 조사까지는 못했다”면서 “빠르게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차광명 환경에너지공단 이사장 직무대행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환경공단 임원 인선 지연…직무대행 권한 논란
 
한국환경공단은 이사장 직무 정지 이후 이어진 직무대행 체제와 후임 임원 인선 문제로 논란을 빚었습니다. 임상준 이사장이 임명 전 유흥주점 금품 수수 등 비위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등 직무가 정지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이용우 의원은 기후부가 자체 감사조차 진행하지 않아 ‘직무유기’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기후부 측은 세부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의원은 차광명 이사장 직무대행(전 윤석열 대선 캠프 부대변인)의 임기와 인사권 행사 문제도 추궁했습니다. 차 직무대행은 경영기획이사 임기가 지난 7월 만료됐지만 후임이 임명되지 않아 직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의원은 차 직무대행이 자신의 후임 선출 절차를 중단시킨 채 직무대행을 계속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차 직무대행은 인사권 전횡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후임 선출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 소집을 중단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방치된 영농폐기물…제 기능도 못해
 
농촌 지역의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영농폐기물 수거 사업도 제 기능을 못 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기구 민주당 의원은 “한국환경공단이 폐농약 용기 등을 수거하고도 제때 처리하지 못해 이월된 누적 물량이 775만8000개(작년 미처리분 336만6000개 포함)에 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국적으로 방치된 폐농약 용기류는 악취와 수질·토양 오염을 유발하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수거 보상금 예산 고갈 문제도 지적됐습니다. 
 
현행 수거 보상금 재원 분담 비율은 국비 30%, 지방비 30%, 작물보호협회 40%로 구성돼 있는데, 이는 법적 근거도 없이 1980년대 경제기획원 시절 정해진 기준을 수십 년간 방치해 왔다는 비판입니다.
 
또 3년 단위 협의 구조로 인해 지자체나 협회가 협조하지 않으면 예산을 늘릴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현장에서는 보상금이 끊겨 수거가 중단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700억 날린 조지아 수공사업
 
한국수자원공사(K-water)의 무모한 해외 투자 사업에 따른 혈세 낭비도 다뤄졌습니다. 수자원공사는 해외 6개 사업에 총 4932억원을 투입했으나 2025년까지 목표했던 회수 금액(4765억원) 중 회수 금액은 212억원(회수율 약 4.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2015년 수주한 ‘조지아 넨스크라 수력발전 사업’은 본공사 조차 착공하지 못한 채 2768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지목됐습니다. 
 
윤석대 수공 사장은 “조지아 정부 직접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운영관리(O&M)나 사업관리(PMC) 용역 형태로 참여함으로써 최소한의 손실을 회수하도록 협의 중”이라고 답했으나 어기구 의원은 투자금 완전 회수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거론했습니다.
 
윤 사장은 “조지아 정부의 재정사업 전환 과정에서 용역·운영에 참여해 손실을 최대한 회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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