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규제 완화 '제멋대로'…이격거리 '혼선'
태양광 규제 완화 '한 달'
지자체 9곳 옛 기준·10곳 미적용
"같은 법 두고 지자체마다 다른 판단"
2026-10-19 16:47:27 ㅣ 2026-10-19 17:05:33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정부가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를 완화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현장 혼선이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지자체가 상위법에서 허용하지 않는 기존 조례를 근거로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를 처리하는 등 지방자치단체마다 인허가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법 개정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중앙정부의 명확한 지침과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9일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의 분석을 보면, 전국에서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를 운영해 온 129개 지자체 중 114곳의 공식 답변을 분석한 결과 9곳이 법 시행 후에도 기존 조례의 이격거리 기준을 적용한다고 답했습니다. 이격거리 규정은 태양광 발전시설을 주택이나 도로 등 주변 시설에서 일정 거리 이상 떨어뜨려 설치하도록 한 규정입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관련 법령을 개정하면서 지난 9월18일부터 태양광 발전설비 개발행위허가에 적용한 바 있습니다. 시행령은 태양광 발전시설에 대해 주택 5호 이상이 모인 곳으로부터 최대 200m 이내에서만 이격거리를 설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도로를 기준으로 한 이격거리 규제는 허용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19일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의 분석을 보면, 전국에서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를 운영해 온 129개 지자체 중 114곳의 공식 답변을 분석한 결과 9곳이 법 시행 후에도 기존 조례의 이격거리 기준을 적용한다고 답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그러나 충북 보은·증평, 충남 홍성, 전북 순창·김제·부안·진안, 전남 장흥·진도 등은 도로 이격거리 규정을 두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예컨대 장흥군은 고속도로·국도에서 1000m, 지방도·군도에서 500m의 이격거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도군은 현행 자치법규의 이격거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김제시도 기존 도시계획조례의 기준을 적용 중이라고 밝힌 겁니다.
 
홍성군은 조례 개정을 위한 입법예고를 마쳤지만 개정 조례가 최종 공포·시행되기 전까지 현행 조례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보은·증평·김제·장흥·진도·진안 등 6곳은 입법예고를 포함한 조례 개정 절차조차 시작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김제시는 조례 개정 시점을 2027년으로 잡고 있다고 했습니다.
 
반면 이천·포천·경산·함안·거창·계룡·보성·봉화·가평·의령 등 10개 지자체는 상위법의 기준을 초과하는 기존 조례의 이격거리를 조례 개정 전까지 적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의령군은 상위 법령의 상한을 초과하는 기존 조례 규정은 개정 전까지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고, 함안군도 이격거리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즉, 같은 법령을 두고 지자체별 해석이 엇갈리면서 사업자가 어느 지역에 발전사업을 신청하느냐에 따라 인허가 과정에서 다른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는 겁니다.
 
조례 정비도 더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대상 129곳 중 상위법과 충돌하는 조항을 하나 이상 유지하고 있는 지자체는 118곳으로 전체의 91.5%에 달했습니다. 이들 조항에는 주택 이격거리 200m 초과 규정, 5호 미만 주택에 대한 규제, 도로 이격거리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 중 75곳은 입법예고 등 조례 개정 절차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김성우 법률사무소 솔라리스 변호사는 최근 기고에서 조례나 내부 지침상 일정 거리 이내라는 이유만으로 허가를 거부했다면 “위법하다고 다툴 수 있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김은지 기후솔루션 재생에너지인허가팀장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법 개정이 현장의 변화로 이어지려면 지자체가 조례를 조속히 정비하고 정비 전에도 법에 맞는 기준으로 인허가를 처리해야 한다”며 “중앙정부도 조례 정비 전 허가 기준을 명확히 정리해 안내하고 지자체별 이행 상황을 점검해 현장의 혼선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2026년 8월24일 한 산지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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