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스발 AI 거품론…본질은 미확약 68.7%
진앙은 수급…기관 배정 7할이 무확약
장부 수정·매출 편중, 펀더멘털 과제도
2026-10-22 14:48:02 ㅣ 2026-10-22 18:08:25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AI 교육·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엘리스그룹(이하 엘리스)이 코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31.93% 하락하면서 AI 거품론을 부추겨 외신도 주목했습니다. 그러나 공시 내역을 뜯어보면 기관 의무보유 미확약 물량이 68.7%나 돼 수급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22일 엘리스의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공모 흥행 지표는 표면적으로 우수했습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은 388.84 대 1을 기록했고, 전체 참여 건수(2367건)의 98.0%(상단 96.6%, 상단 초과 1.4%·수량 기준 97.8%)가 희망 공모가 밴드(7만400~9만500원) 최상단 이상에 주문을 냈습니다. 이어진 일반 청약에서도 약 10조2600억원의 증거금이 몰리며 408.1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수요예측의 질적 지표인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저조했습니다. 수요예측 참여 기관들이 신청한 전체 물량(6억4799만 주) 가운데 86.3%(5억5924만 주)가 의무보유를 걸지 않은 미확약 물량이었습니다. 상당수 기관이 중장기 보유 목적보다는 상장 직후 단기 매도를 염두에 두고 희망가 상단을 적어 낸 것입니다.
 
주관단과 발행사는 낮은 확약 비율에도 신청 가격 분포를 근거로 공모가를 최상단인 9만500원으로 확정했습니다. 그 결과 최종 배정된 기관투자자 물량 166만6500주 중 68.7%인 114만4390주가 미확약 상태로 배정됐습니다. 1개월 이상 중장기 확약은 6개월 5.7%(9만5302주), 3개월 3.2%(5만3771주), 1개월 2.1%(3만5654주)에 그쳤습니다.
 
여기에 의무보유 제한이 없는 일반청약자 배정분(55만5500주)을 더하면, 전체 공모주식(222만2000주)의 76.5%인 169만9890주가 상장 첫날 즉시 매도 가능한 물량으로 풀렸습니다. 상장일(20일) 엘리스 주가는 시초가(7만5700원)부터 공모가를 하회한 뒤 기관과 개인의 매물이 쏟아지며 6만1600원(-31.93%)에 마감했습니다. 당일 거래량은 공모 주식 수의 약 2.7배인 590만7799주에 달했습니다.
 
주관사(미래에셋증권)는 의무보유 부담을 안으면서 공모가 상단을 유지했습니다. 이번 공모에서 상장주선인 기본 의무인수분(1만1049주) 외에 일반기관 확약 배정 미달에 따른 대표주관사 의무취득분 2만2220주(약 20억1000만원)가 별도로 발생했습니다. 현행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상 주관사는 일반기관 잠재 배정 물량의 40% 이상을 의무보유확약 기관에 선배정해야 하며, 이에 미달할 경우 공모주식의 1%(최대 30억원)를 공모가로 취득해 6개월간 보유해야 합니다.
 
엘리스는 상장 첫날 폭락 이후 이틀 연속 반등하며 낙폭을 만회했습니다. 21일 상한가(7만9900원)에 이어 22일 장중 9만800원까지 오르며 공모가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다만 적정 주가에 대한 신뢰성을 얻기 위해선 회사 스스로 풀어야 할 과제도 부각됩니다. 엘리스는 상장 예비심사 청구에 앞서 외부감사인을 삼일회계법인에서 안진회계법인으로 교체하고, 2023년과 2024년 연결재무제표를 전기오류수정을 통해 재작성했습니다. 2026년 상반기 연결 영업수익 343억7000만원 가운데 단일 고객인 A사 매출이 225억4000만원으로 전체의 65.6%를 차지하는 편중도 나타났습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현금흐름도 주시해야 할 요인입니다.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GPU 서버 등 기계장치 취득이 집중되면서 엘리스의 연결 유형자산 장부금액은 2023년 말 93억원에서 2026년 반기 말 1231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이로 인해 2026년 상반기 감가상각비는 128억5000만원으로 반기 영업비용(240억3000만원)의 53.5%를 차지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관 배정 물량 중 20%가 15일 확약 물량이어서 상장 15일 경과 후 매물로 출회될 수 있다”며 “아울러 상장 전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해 5.21%(58만 주) 지분을 보유한 한국산업은행의 주당 취득단가는 1만79원으로, 향후 보호예수 해제 시점의 차익실현 여부도 변수로 보인다”고 짚었습니다.
 
엘리스그룹 코스닥상장 기념식. (사진=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