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기술자료 빼돌려 특허 낸 한세모빌리티에 과징금 '4.2억'
무형의 정보도 하도급법상 자료로 인정…최초 제재
협력업체 변경 과정서 기존 업체 노하우 무단 활용
2026-11-01 12:01:00 ㅣ 2026-11-01 12:01:00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업체의 기술정보를 무단으로 활용해 자사 명의로 특허를 출원·등록한 한세모빌리티에 과징금 4억20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문서나 도면 등 유형의 자료가 아닌 시제품 분석을 통해 얻은 무형의 정보에 대해서도 하도급법상 기술자료성을 인정해 제재한 첫 사례입니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1일 '한세모빌리티의 기술자료 관련 하도급법 위반행위 제재'를 발표하고, 한세모빌리티가 수급사업자인 K사로부터 제공받은 샘플과 검사성적서를 분석해 기술정보를 취득한 뒤 이를 자사 특허 출원에 활용한 행위가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향후 재발방지명령과 과징금 4억200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습니다.
 
자동차용 드라이브 샤프트 제조업체인 한세모빌리티는 수급사업자인 K사에 제조위탁한 자동차용 튜뷸러 샤프트 개발 과정에서 K사가 도출한 최적 심부경도 수치를 무단으로 활용했습니다. 심부경도는 열처리한 금속 부품 내부 중심부의 단단한 정도를 의미합니다. 자동차 부품의 강도를 최대화하려면 적정한 심부경도 수치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K사는 해당 부품 개발을 위해 2년 이상 열처리 과정을 거친 1600여개의 샘플과 열처리 검사성적서 28부를 제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부품의 요구 강도를 구현할 수 있는 최적 심부경도 범위를 도출하고 비밀로 관리했습니다.
 
반면 한세모빌리티는 구매 단가 절감 등을 목적으로 협력업체를 이원화하고 거래처를 변경하기로 내부 결정한 뒤 D사에도 부품 개발과 제조를 위탁했습니다. 그러나 D사가 제출한 샘플은 발주처가 요구한 강도 기준에 계속 미달했습니다.
 
이에 한세모빌리티는 K사와 D사의 샘플을 비교·분석해 심부경도 수치가 강도 차이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임을 파악했습니다. 이후 K사가 제출한 검사성적서와 샘플 파괴검사 등을 통해 최적 범위를 확인하고, 이를 D사 샘플에 적용해 강도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한세모빌리티는 K사와 협의하지 않은 채 K사가 도출한 심부경도 수치와 사실상 동일한 범위의 수치를 주요 내용으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2020년 2월 출원해 2021년 7월 자사 명의로 등록했습니다.
 
공정위는 한세모빌리티가 품질 확인을 목적으로 제공받은 샘플과 검사성적서 등을 특허권 확보에 사용한 것은 합의된 취득 목적을 벗어난 기술정보 유용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한세모빌리티가 자체 실험과 분석으로 해당 수치를 도출했다는 주장도 개발 과정에서 심부경도 수치를 관리한 사실이 없고, 특허 발명신고서에 K사의 샘플 테스트 결과를 인용한 점 등을 고려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중견기업인 원사업자가 소기업인 수급사업자의 기술정보를 무단 역분석해 기술적 요지를 추출하고, 협의 없이 자신의 단독 명의로 특허를 출원·등록한 행위를 제재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술탈취 행위를 면밀히 감시하고 위법행위 적발 시 엄중히 대응할 방침입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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