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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에 신혼부부에, 전셋집 쟁탈전 심화.."진짜 전쟁"
강남 재건축 이주수요, 인근 경기에서 전셋집 찾아
2015-02-09 17:32:42 2015-02-09 17:32:42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수도권 전세시장이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강남권에서 진행되는 재건축 이주수요에 신혼부부, 학군 이동수요까지 가세하며 치열한 전셋집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사철 신풍속도같았떤 전세 대기번호는 이제 익숙한 광경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전국 시·군·구 전셋값 최고 상승 지역 10곳 중 대구 수성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9곳은 수도권 지자체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인 곳은 서초구로 올들어 1.50% 상승했다. 기존 학군수요가 두터운 서초구는 반포한양, 한신5차 등 재건축 이주수요까지 가세하며 최근 수도권 전셋값 진앙지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내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은 반포 래미안퍼스티지의 경우 일반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전용 84.9㎡의 호가가 11억원까지 올랐다. 고가전세지만 대형을 제외하고 남은 물건은 거의 없다.
 
서초구 반포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계약이 많은 곳이라 나오는 전세물건 자체가 많지 않다"면서 "현재 대형이 조금 남아있고 30평대는 없다고 보면 된다. 대기를 받고 있지만 수요만큼 물건이 돌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 2단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DB)
 
강동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말부터 이주가 시작된 고덕지구 영향으로 인근 경기 하남권역까지 전세난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월 3억5000만원~3억9000만원 선이었던 고덕아이파크 전용 59.9㎡의 전셋값은 올들어 4억3000만원까지 뛰었다.
 
업계에서는 강동을 포함한 강남4구에서 올해 약 2만가구의 재건축 이주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초와 강동의 재건축 이주 여파는 범생활권인 하남과 안양, 의왕, 성남 등 경기 동남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의왕은 올들어 1.02% 오르며 전국에서 네번째로 높은 오름세를 기록했고, 성남 수정구는 0.95%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남은 0.90% 상승하며 전국에서 7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성남 태평동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울에서 전셋집을 찾아오는 분들이 많지만 물건이 많지 않고 마음에 드는 물건이 남아있지 않다"며 "현재 남아있는 물건들은 남아있을 법한 물건들만 남아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마곡지구에 6500여가구가 입주하며 일시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던 강서구는 올들어서 0.90% 상승, 전국 시·군·구 중 다섯번째로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청권과 여의도권의 전세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고양시의 경우 덕양구가 1.13%로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올해 강남4구에서만 2만4000가구 가까이되는 재건축 이주 수요가 생기지만 이들을 받아줄 수 있는 입주 아파트는 감소하며, 집이 있다해도 노후아파트에 살던 이주세입자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대일 것이다"며 "경기권 주요 도시에도 전셋집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도권 전세난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전셋값은 2012년 8월 이후 단 한차례도 떨어진적이 없다. 최근 35주 동안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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