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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풀린 이란 건설시장 "해외수주 가뭄 속 단비 기대"
이란 건설시장, 중동 전체의 13% 차지…사우디·UAE 이어 3위
제재 동참 전 우리 기업 이란 수주 국가별 순위 6위에 해당
중동 수주 가뭄 속 단비 기대…"실제 수주로 이어지기에는 시간 걸릴 듯"
2016-01-18 10:25:03 2016-01-18 10:25:40
[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우리 기업의 해외건설 주력시장인 중동에서 이란이 경제제재에서 해제되면서 수주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란은 사우디와 UAE에 버금가는 중동지역 메이저 건설시장으로, 향후 연간 1000억달러 이상 성장하는 등 중동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유가로 침체된 해외건설시장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6일 미국과 유럽연합은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해 부과했던 대 이란 경제·금융 제재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란은 1000억달러 규모의 해외 동결자산이 해제되고 주 수익원인 원유와 가스를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란은 원유 확인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2위 등 자원 대국이다.
 
특히, 이들 자원을 생산하기 위한 플랜트와 관련 인프라 프로젝트 발주가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국내 건설기업의 이란 시장 재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해외건설 주력시장인 중동지역에서 사우디, UAE에 버금가는 메이저 건설시장이 등장하는 셈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란 건설시장은 681억달러 규모로, 중동 전체 건설시장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사우디(1092억달러), UAE(961억달러)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특히, 이란 건설시장은 향후 연간 100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해 중동지역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저유가로 침체된 해외건설시장에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선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란 정부가 경제제재 해제를 계기로 2020년까지 거의 2000억달러 규모의 신규 플랜트 및 인프라 사업을 발주할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이란 건설시장은 향후 연간 1000억달러가 넘는 규모로 성장해 중동지역 최대 시장이 될 가능성 높다"고 내다봤다.
 
◇중동 주요국 건설시장 규모(2015년 기준). 자료/해외건설협회·대신증권
 
 
한편, 우리 기업들의 역대 이란 건설수주액은 120억5000만달러로, 총 해외수주액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별 비중 순위로는 18위에 해당한다.
 
이란 제재에 동참하기 전인 지난 2009년까지 기준으로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2009년 기준 이란 건설수주액 비중은 3.5%로, 국가순위 6위에 해당하는 효자 수주 시장이었다.
 
업체별로는 1975년 이란 첫 진출 이후 현재까지 업체별 수주 금액은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각각 35억9000만 달러와 35억7000만달러로 가장 많다. 뒤를 이어 GS건설 28억3000만달러, 대우건설 5억6000만달러 등의 순이다.
 
현대건설(000720)은 지난 1999년 이후 10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사우스파 가스전 개발 2~3단계 공사를 수주했으며, 4~5단계 공사 역시 16억2000만달러에 수주했다.
 
또, 대림산업(000210)은 1975년 국내 건설업체 중에는 처음으로 이스파한 정규공장을 수주하면서 이란 시장에 진출했고, 이후 아와즈 액화천연가스 추출공장, 이스파한 정유시설 증설 사업, 사우스파 12단계 액상처리시설 등을 수주한 바 있다.
 
◇업체별 역대 이란 수주실적. 자료/해외건설협회·대신증권
 
 
경제제재 해제에 앞서 국내 건설업체들은 이미 이란시장 수주를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지원을 파견해 이란 테헤란에 지사를 다시 가동했고, 대림산업도 현지 동향 분석에 들어간 상황이다. 또, 대우건설과 한화건설 등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란 시장 진출을 모색중이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국내 건설업체들의 이란 시장 수주가 끊긴 상황에서도 중국 등 다른 국가 업체들이 활동을 이어온 만큼 경제제재 해제와 함께 바로 수주를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이란 시장이 저유가로 인한 중동 수주 부진을 타개할 수 있는 시장임에 분명한 만큼 이곳 시장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규모 가스전 개발 사업인 이란 사우스파 가스전 개발 사업 현장 모습. 이 사업은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이 참여해 지난 2002년3월부터 진행한 사업으로 58억5200만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사진/국토교통부
 
 
다만, 실제 국내 기업의 수주로 이어지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란 정부의 재정 부족과 저유가 심화 등으로 건설 프로젝트가 실제 발주로 현실화 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우리 기업들에게 의미가 있는 석유 및 가스 플랜트는 내년 이후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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