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법원이 사건 피의자인 고교 동창으로부터 사건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과 향응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준 부장검사에 대한 계좌와 통신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김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은 강제수사가 가능한 수사로 전환됐다. 김 부장검사의 신분도 피감찰인이 아니라 피내사자다.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9일 김 부장검사와 일부 관련자들에 대한 계좌와 통신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자금 흐름과 통화내역 등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특별감찰팀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고교동창 김모(46)씨로부터 현금 1500만원과 각종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다. 김씨는 서울서부지검에서 총 9건의 사기·횡령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서울서부지검은 김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고 조사를 진행해오다가 지난 5월28일 김씨와 김 부장검사 사이에 수상한 금전거래가 오간 것을 확인한 뒤 대검찰청에 보고했다.
대검 감찰본부는 그 직후 서울서부지검에 김 부장검사가 연루된 사실에 대해 진상조사를 지시한 뒤 지난 5일 진상조사결과를 보고받은 뒤 감찰을 시작했다.
이후 김 부장검사와 김씨간 금전거래 사실 외에 김 부장검사가 김씨를 구명하기 위해 서울서부지검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검사들을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난 7일 안병익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지휘하는 특별감찰팀이 구성돼 감찰을 진행해왔다.
특별감찰팀은 이날까지 김씨와 김 부장검사, 두 사람의 금전거래 통로가 된 박 모 변호사, 박 변호사의 처 등을 소환 조사했다. 박 변호사는 김씨의 변호인이다.
또 김씨가 김 부장검사에게 향응을 제공한 유흥주점 여종업원 곽씨와 김씨 일로 김 부장검사가 접촉한 서울서부지검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서울남부지검 검사 10여명도 조사를 받았다.
특별감찰팀은 또 박 변호사의 미공개정보이용 사건을 김 부장검사가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박 변호사는 2015년 11월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7000만원의 불법이득을 얻은 혐의로 금융위원회에 적발됐으며, 당시 김 부장검사가 지휘했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서 사건을 맡았으나 수사가 진척되지 않았다.
박 변호사는 김 부장검사의 사법연수원 1기수 후배로 서울중앙지검에서 함께 근무했으며, 2007년 변호사로 개업한 뒤 최근까지 국내 6대 대형로펌 중 한 곳인 A로펌 소속 변호사로 근무 중이다. 특별감찰팀은 김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 김씨 사이에 공모관계가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날 감찰이 수사로 전환되면서 특별감찰팀은 정식 수사권을 갖게 됐다. 이에 따라 사건 당사자에 대한 긴급체포와 구속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가 가능하며, 당사자들을 기소한 뒤에도 공소유지를 맡게 된다.
한편, 김 부장이 기소되더라도 감찰은 계속 진행되며,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징계처분이 내려질 전망이다. 김 부장검사가 설령 형사처벌을 피하더라도 피의자와 부적절한 돈 거래를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중징계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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