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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제네시스 ‘GV80’ 출시 유력…프리미엄 SUV시장 지각변동?
가격 정책이 성패 가를 듯…프리미엄 가격대인 6천만~8천만원 예상
가성비 활용시 일정 점유율 확보 기대…"긴 호흡으로 GV70 등 후속모델 내놔야"
2019-10-17 16:19:09 2019-10-17 16:32:22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 모델인 'GV80'이 내달 프리미엄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는 지각변동을 기대하고 있다. 관건은 가격이다. 프리미엄 이미지 유지와 흥행 사이에서 제네시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내달 GV80을 국내에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제네시스 측은 “구체적인 출시 일정 및 상세 제원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공개 시점을 다음달 말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늦어도 다음달 22일 개막하는 LA오토쇼에서 GV80이 최초로 데뷔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제네시스는 GV80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제네시스를 현대차에서 프리엄 브랜드로 분리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5년 11월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 행사에서 직접 발표를 했으며, 2016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G90’를 소개할 정도로 제네시스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다음달 출시가 유력한 제네시스 GV80의 콘셉트카 모습. 사진/제네시스
 
다만 야심차게 출범한 제네시스가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점에서 GV80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G80’과 ‘G90’의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4863대, 154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8%, 22.4%나 하락했다. G70도 월평균 1000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제네시스는 판매부진에서 탈피하기 위해 지난 13일, 벤틀리, 아우디 등의 럭셔리 브랜드를 이끌어온 마크 델 로소(Mark Del Rosso)를 제네시스 북미 담당 CEO로 영입했다.
 
그는 20년 이상을 벤틀리, 아우디, 렉서스 등 럭셔리 브랜드에서 경력을 쌓았다. 아우디 미국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 재직 당시 77개월 연속 판매증가 기록을 세우면서 연간 20만대 판매 목표를 계획보다 5년이나 앞서 달성했다. 그는 앞으로 제네시스 사업부 지휘 하에 북미에서 제네시스 판매와 브랜드 전략을 맡게 된다. 
 
GV80의 콘셉트카의 주행 이미지. 사진/제네시스
 
GV80의 성패는 가격 책정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트리 모델은 6000만원대에서 시작해 최상위 트림은 8000만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를 현대차, 기아차와 달리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우려고 하고 있다”면서 “가격대를 5000만원대로 낮출 경우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차 ‘모하비’와 판매 간섭이 발생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체성도 흔들릴 수 있는 점을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GV80은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앞으로 메르세데스-벤츠 ‘GLE’, BMW ‘X5’, 아우디 ‘Q7’, 볼보 ‘XC90’ 등과 경쟁하게 된다. 이들 모델의 가격대는 벤츠 GLE(9030만~1억1100만원), BMW X5(9790만~1억3890만원), 아우디 Q7(7848만원), 볼보 XC90(8030만~1억3780만원)이다.
 
GV80의 경쟁 모델 중 하나인 벤츠 GLE 모습. 사진/벤츠코리아
 
GV80이 가성비를 활용한다면 일정 수준 이상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한국지엠 ‘트래버스’, 포드 ‘익스플로러’ 등 대형 SUV 모델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국산 프리미엄 SUV에 대한 수요가 있는 만큼, GV80이 출시된다면 사전계약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가격대가 높게 책정된다면 브랜드 파워에서 밀리는 GV80이 고전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제네시스가 세단 외에 SUV 모델을 갖추면서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프리미어 이미지는 고객들이 인정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긴 호흡으로 GV70 등 후속 모델을 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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