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투약 양성에도 무죄" 경찰 위법적 증거수집 관행에 '경종'
입력 : 2019-11-03 09:00:00 수정 : 2019-11-03 09:00:00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필로폰을 투약하고도 법원에서 무죄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이 제출한 증거가 위법적으로 수집됐다는 점에서 혐의가 소명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단이다. 경찰의 관행적 수사에 경종을 울렸다는 지적이다.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일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무관한 별개의 증거를 압수했을 경우 이는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마약류 투약 범죄는 그 범행일자가 다를 경우 별개의 범죄로 봐야 하고, 이 사건 압수영장 기재 혐의사실과 이 부분 공소사실은 그 범행 장소, 투약방법, 투약량도 모두 구체적으로 특정돼 있지 않아 어떠한 객관적인 관련성이 있는지 알 수 없다"며 양측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다만 1, 2심에서 인정한 마약 수수 혐의는 유죄로 판단해 A씨에게 징역 1년이 확정됐다. 
 
A씨는 지난해 5월24일 부산 북구 소재의 한 모텔에서 필로폰이 담긴 주사기를 다른 사람에게 무상으로 준 혐의(제1죄), 같은 해 6월21일부터 25일까지 부산 등지에서 알 수 없는 방법으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제2죄)를 받았다. A씨는 1심에서 제1죄에 징역 1년을, 제2죄에 징역 1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그러나 2심은 제2죄에 유죄를 선고한 것은 위법하며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 발부된 영장 내용과 실제 수집된 증거, 이에 따른 공소사실이 달랐기 때문이다.
 
2심은 "필로폰 투약 혐의를 유죄로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는 피고인의 소변에 대한 마약류 검사 결과를 기재한 마약감정서가 거의 유일하다"면서 "압수영장에 따라 압수한 소변은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무관한 별개의 증거를 압수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고 한 달이 지난 후에야 피고인의 소변을 확보할 수 있었는데, 그 때는 이미 범죄 혐의 일시로부터 마약류 투약자의 소변에서 마약류 등이 검출될 수 있는 기간인 4~10일이 훨씬 지난 뒤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별도의 영장으로 압수한 피고인의 모발에서도 필로폰 성분이 검출되지 않자 검찰은 결국 피고인의 필로폰 투약 부분을 기소하지 않았고, 대신 소변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온 점만을 근거로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기소했다"고 꼬집었다.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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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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