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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파크 미분양 난 속초서 자이 완판…분양 옥석가리기
규제 강화 전 쏟아지는 물량에 단지별 청약 양극화 전망
2020-05-31 06:00:00 2020-05-31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청약 열기가 뜨거운 분양 시장에서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미분양을 피하지 못한 강원 속초에서 GS건설이 청약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두 단지의 분양 시차가 3개월밖에 나지 않아 수요자들이 브랜드와 입지가 더 나은 단지를 기다렸다가 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분양 시장에서 이 같은 현상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8월부터 비규제지역 민간택지에서도 전매 제한 기간이 강화되면서 그동안 밀렸던 물량이 한번에 쏟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소비자 선택권이 늘어나면서 단지별로 청약 성적이 갈릴 것이란 관측이다.
 
31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속초시 동명동에서 공급된 ‘속초디오션자이’는 모든 주택형이 1순위 해당지역에서 청약접수를 마감했다. 355가구 모집에 6127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은 약 17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3월 공급한 ‘속초2차아이파크’에서 549가구 모집에 134가구가 미분양된 것과 대조된다. 
 
당초 업계에선 속초의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아 있어 분양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속초 아파트의 월간매매가격지수는 2017년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29개월 연속 떨어졌고, 민간분양 기준으로 2018년 9월 이후 17개월만에 공급된 새 아파트도 미분양 물량이 다수 나왔다.
 
업계에서는 두 단지의 청약 성적이 엇갈린 것과 관련해 분양시장에서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두 아파트의 청약 시차가 3개월밖에 나지 않은 탓에 입지와 브랜드가 보다 나은 자이 단지를 기다리는 수요자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아이파크보다는 자이가 입지와 브랜드 영향력면에서 우위에 있었다”라며 “자이를 기다리겠다면서 아이파크에 청약 접수를 하지 않은 이들이 꽤 많았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청약 시장에서 이 같은 옥석 가리기 현상은 뚜렷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와 총선으로 건설사의 공급 물량이 대다수 밀린 가운데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등 민간택지에서도 전매 제한 기간이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로 강화돼 다음달부터 3개월간 분양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6월부터 8월까지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에서 각각 3만6665가구, 1만8449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최근 3년 중 가장 많은 공급량이다. 전매 규제 강화에서 벗어나 있는 지방 도시 물량도 1만2634가구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40% 증가했다.
 
8월까지 다수의 분양을 계획 중인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이나 경기 수원 같은 곳은 걱정이 없지만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은 분위기가 뜨겁지 않다”라며 “아파트 공급량은 많고 청약통장 개수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지방 내에서도 청약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아파트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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