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리서치, 인적분할 철회…주주 반발에 백기
분할 결정 공시 한 달 만…분할 비율로 홍역
개정 상법 의식한 듯…전자투표제 확대키로
2025-07-09 15:09:44 2025-07-09 19:00:01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파마리서치(214450)가 인적분할을 추진했다가 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등을 염려한 의견을 받아들였다는 설명이 뒤따랐는데, 최근 국회를 통과해 시행을 앞둔 개정 상법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파마리서치는 인적분할 결정 취하 안내문에서 개정 상법 주요 내용 중 하나인 전자투표제 확대를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마리서치는 전날 주요사항보고서를 공시하고 인적분할 결정을 취하한다고 밝혔습니다.
 
파마리서치는 지난달 13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회사분할을 결정했다고 알렸습니다. 명분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핵심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고 책임 경영 체계를 공고화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초 계획은 파마리서치홀딩스를 존속법인으로 둬 투자를 맡기고, 신설법인인 파마리서치를 분할해 기존 에스테틱 사업을 전개하는 식이었습니다.
 
이 결정은 즉각적인 주주들의 반발을 일으켰습니다. 원인은 분할 비율입니다. 파마리서치가 정한 분할 비율은 파마리서치홀딩스 0.7427944, 파마리서치 0.2572056입니다. 기존 파마리서치 주주의 주식이 존속법인 지분 약 74.3%, 신설법인 지분 25.7%로 나뉘는 셈입니다. 파마리서치의 에스테틱 사업 영위를 통한 수익성을 보고 투자한 주주 입장에선 투자사업만 하는 지주사 주식이 많아지는 상황을 반길 이유가 없죠.
 
(사진=파마리서치)
 
결국 파마리서치는 분할 공시 한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백기투항했습니다. 전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안내문을 보면 파마리서치는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소통의 충분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제기됐다"며 "이러한 의견들을 신중히 받아들이며 이번 결정을 재검토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파마리서치가 분할을 백지화하자 시행을 앞둔 개정 상법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개정된 상법에는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 전체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조항의 효력은 법 시행 즉시 생깁니다.
 
파마리서치는 주주들을 대상으로 낸 안내문에서 개정 상법을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향후 방향을 예고한 부분에선 전자투표제 확대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전자투표제를 포함한 전자주주총회는 개정된 상법에 담긴 주요 내용 중 하나입니다.
 
전문가는 상법 개정이 인적분할 등 상장사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쳐 기업 경영의 투명성이 강화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이번 개정 상법 통과가 단기적으로 산업계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지만 투명성을 제고해 글로벌 투자자를 유치하는 상황도 만들어질 것"이라며 "개정 상법이 좋은 생태계로 가는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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