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기업지배구조 등급 평가에서 5대 제약사들은 전반적으로 비교적 양호한 B+ 이상을 받은 반면 신풍제약과 광동제약, 일양약품은 최하등급을 받았습니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KCGS 등급평가는 국내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수준을 평가하는 공식 지표로 최상위 등급인 S부터,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 총 7단계로 구분됩니다.
회계부정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음에도 오너 3세 정유석 대표가 지난달 단독 대표에 오른 일양약품의 지배구조 등급은 지난해 B+에서 올해는 D로 하락했습니다. 앞서 일양약품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회계처리기준을 고의로 위반하고, 외부감사를 방해하기 위해 위조 서류를 제출하는 등 심각한 회계 부정을 저질러 거래정지 및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일양약품의 상장적격성 유지 여부를 심의한 결과 내년 3월까지 4개월간의 개선 기간을 부여했습니다.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교환사채 발행하기로 결정한 후 편법 논란이 일자 이를 철회했다가 공시 위반 제제를 받은 광동제약은 지난해 C에서 올해 D로 한 등급 하락했습니다. 광동제약은 최성원 회장을 중심으로 오너 일가가 지배구조를 장악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최대 주주인 최성원 회장의 지분율 6.59%와 친인척, 가산문화재단 등 특수관계에 있는 우호 지분을 모두 합하면 총 17.98%에 달합니다. 광동제약은 지난달 자사주 7.12%를 거래관계에 있는 기업과 주식교환 등의 방식으로 처분해 현재는 자사주 비율이 17.94%로 낮아졌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배구조 등급 평가에서 D를 받은 신풍제약 역시 여당이 자사주를 취득일로부터 1년 내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 연내 처리를 공식화하자 자사주 71만183주를 교환대상으로 한 115억원 규모의 사모 교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앞서 신풍제약은 오송 공장 증축과 안산 공장 자동화 시설 도입을 위해 자기자본의 24.18%에 달하는 624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397억원에 불과해 금융기관을 통한 차입과 자사주를 기반으로 하는 교환사채 발행하는 방법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자사주 소각 회피 논란에도 회사 측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타법인 주식 중 일부는 단기 투자수익 목적이 아닌 사업 연계성 및 관계 회사 주식 등이며, 단순 투자 목적으로 가지고 있는 주식의 경우 전부 비상장 주식으로 시장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교환 대상 주식으로 자기주식 대비 교환대상 주식으로 적합하지 않아 자사주를 기반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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