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릴레이 가격 인상'…먹거리 물가 더 오른다
2026-07-20 16:09:50 2026-07-21 07:44:08
 
[뉴스토마토 차철우·이혜지 기자]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속에서 가격 인상을 미뤄왔던 식품업계가 잇달아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햇반과 카레, 참치캔 등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먹거리 물가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고환율과 국제유가 상승, 원자재·포장재 가격 인상 등으로 누적된 제조원가 부담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입니다.
 
업체별 가격 인상 품목. (그래픽=뉴스토마토)
 
2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오는 30일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햇반과 만두, 생선구이 등 8개 카테고리 27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8% 인상합니다. 편의점 판매 제품은 다음달 1일부터 인상 가격이 적용됩니다.
 
품목별 인상률은 햇반 12%, 생선구이 8.4%, 만두 4.6% 등입니다. 다만 햇반 컵반과 디저트 제품, 고추장·된장·쌈장 등 장류, 냉장·냉동면 제품은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인상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오뚜기도 지난 16일부터 카레와 당면, 케첩, 후추 등 29개 품목의 출고가를 인상했습니다. 후추류는 평균 17%, 당면류는 평균 10%, 카레류와 케첩류는 각각 6.1% 올랐습니다. 오뚜기의 가격 조정은 2024년 8월 이후 약 2년 만입니다.
 
사조도 다음달 3일부터 참치캔과 수산캔, 장류, 식용유지 제품 가격을 올릴 예정입니다. 참치캔은 10%, 꽁치·고등어 등 수산캔은 20%, 고추장·된장·쌈장 등 장류와 참기름·들기름 등 식용유지는 각각 12% 인상될 전망입니다. 지난 2일부터는 어묵과 맛살 제품 가격도 6~7% 인상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환율이 계속되고 국제 정세가 불안정함에 따라 나프타 등 포장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식품업계가 지속적으로 원가 부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가공식품뿐 아니라 음료와 외식업계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26일부터 칠성사이다를 비롯한 12개 브랜드 44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습니다. 더본코리아는 역전우동과 새마을식당 등 11개 외식 브랜드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11% 올렸으며, 롯데리아도 버거류 가격을 평균 2.9% 인상했습니다.
 
고환율·국제유가 상승…누적된 원가 부담
 
식품업계는 장기간 누적된 원가 부담이 가격 인상의 가장 큰 배경이라고 설명합니다. 원재료뿐 아니라 포장재와 물류비, 인건비 등이 동시에 오르면서 기존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햇반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제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t(톤)당 2440달러(약 360만7784원)였던 알루미늄 가격은 올해 5월 3670달러(542만6462원)로 약 50%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나프타 가격도 t당 568.6달러에서 957.7달러로 약 68% 급등했습니다. 캔과 페트병 등 포장재 원가가 크게 오른 셈입니다.
 
고환율도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일 1552.5원까지 오른 뒤 20일 1470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원재료와 포장재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비중이 높은 식품업계 특성상 환율 상승은 제조원가 부담으로 직결됩니다.
 
또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도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8.1달러로 이달 1일보다 23.1% 상승했습니다. 두바이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각각 16.0%, 20.3% 올랐습니다. 업계에서는 고환율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하반기에도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이 추가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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