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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기획)연예인 사업·유튜브 채널 ‘노골적 홍보’ 급급한 예능
2021-01-26 20:28:59 2021-01-27 08:25:08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제작비가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의 PPL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이러한 부분을 감수하는 시청자들도 너무 노골적으로 PPL를 하게 되면 불편해 한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은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개인 사업, 혹은 유튜브 채널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당나귀 귀’)는 원래의 기획 의도와는 동 떨어진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질책을 받고 있다. ‘당나귀 귀는 일할 맛 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대한민국 보스들의 자발적 자아성찰 프로그램이라는 기획으로 갑과 을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업무 관계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이를 통해 심영순, 이연복 등 갑에 위치에 있는 이들이 자신의 언행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출연진들의 홍보 수단이 되어 버렸다. 특히 프로그램이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특성을 이용해 송훈 셰프의 제주도 2호점을 개점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줬다. 더구나 갖은 시행 착오를 겪는 과정,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2호점을 준비하면서 송훈 셰프가 눈물을 보이는 등의 모습까지. 이러한 모습이 주목을 받으면서 송훈랜드는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이로 인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당나귀 귀에 행정 지도 권고 결정을 내렸다. 상호가 기재된 현수막을 부각, 식당 전경 및 간판 등을 노출한 것이 심의 규정을 위반한 것.
 
JTBC 예능 프로그램 ‘1호가 될 순 없어역시 개그우먼 팽현숙의 반찬가게를 홍보하는 듯한 모양새로 인해 시청자들에게 원성을 샀다. ‘1호가 될 순 없어는 개그맨 커플 중 이혼 1호 부부가 탄생하지 않는 이유를 탐구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최근에 ‘1호가 될 순 없어에는 개그우먼 팽현숙의 반찬가게 오픈식이 공개됐다. 방송에는 반찬가게 전경이나 커팅식 과정이 다뤄졌다. 그 결과 방송 이후 팽현숙 반찬가게라는 키워드가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준비하는 사업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광고 효과를 제대로 본 셈이다.
 
최근 눈에 띄는 현상 중 하나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언급하는 연예인들이 많다는 점이다.
 
현주엽은 당나귀 뒤에서 농구팀 감독으로 출연을 했다가 감독직 사임 뒤 다시 등장해 유튜브 먹방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현주엽은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당나귀 귀는 그런 현주엽의 유튜브 도전기를 4개월 넘게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방송을 통해 현주엽은 유튜브 채널 개설 투자금을 유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는 당초 당나귀 귀의 제작 의도와도 맞지 않는 내용이다.
 
또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 지석진, 하하, 양세찬이 등장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김종국을 각종 실험에 참여시켰다. 가학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으로 인해 시청자들에게 뭇매를 맞아야 했다. 지석진과 하하는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통해 종종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언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업체를 공개하는 경우는 앞서 당나귀 귀가 방심위에 제지를 받은 것처럼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이 잡혀 있다. 유튜브 채널이 단순히 자신을 알리는 홍보의 목적이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유튜브 역시 다른 사업과 마찬가지로 연예인들에게 또 다른 안정적인 수입원이다. 결국 구독자가 돈이 되는 유튜브를 자신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홍보를 하는 것이 정당할 수 있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예인의 유튜브 개인 채널을 언급하는 부분은 아직까지 어떠한 가이드 라인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사진/KBS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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