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임제 개헌 착수…이르면 내년 국민투표
초기 국정 동력 뒷받침…늦어도 2028년 총선 '타임 테이블'
국민 과반 '4년 연임제' 선호…재임 대통령 '미적용' 적시
2025-07-06 17:08:48 2025-07-06 17:08:48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5월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후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정부가 '대통령 4년 연임제'를 포함한 '개헌' 논의에 착수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개헌을 초기 국정 운영 동력으로 실현시키겠다는 건데요. 이 대통령이 대선 당시 밝힌 개헌 추진 로드맵에 따르면 이르면 2026년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할 전망입니다. 
 
임기 초부터 '제7공화국 드라이브'
 
이재명정부 5년 국정과제를 수립하는 국정기획위원회 국정기획분과(위원장 박홍근)는 6일 정책 간담회를 열고 개헌 논의를 개시했습니다. 
 
조승래 국정위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은 이미 대선 기간 5·18 광주 묘역에서 개헌과 관련해 분명하게 공약한 바 있다"며 "(국정위에서는) 개헌 과제를 세부적으로 가다듬는 것보다는 어떤 시기와 절차를 갖춰서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정위는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기반으로 개헌안을 꾸리고, 향후 타임테이블을 논의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민주주의 파괴를 막는 것이 긴급하다"며 우원식 국회의장의 '대선·개헌 동시 투표'를 거절한 바 있습니다. 당시 당선이 유력해지자 개헌을 뒤로 미루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 바 있는데요. 실제로 12·3 비상계엄 이후 개헌이 정치권 화두로 떠올랐지만 조기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소강상태로 이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재명정부는 출범 30일이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빠르게 개헌 논의를 띄웠습니다. 지지율이 뒷받침되는 정권 초반의 강한 국정 운영 동력을 지렛대 삼아 '87년 체제'를 종식하고 제7공화국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임기가 중후반으로 넘어가게 될 경우 민생과 정치 현안 등에 밀려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기에 이뤄내겠다는 구상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국회입법조사처장을 지낸 박상철 미국헌법학회 이사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임기 초 개헌 시도는 국정운영 동력을 떨어트리는 '블랙홀'이라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라며 "정치권의 핑퐁게임이었던 과거와 달리 윤석열씨의 계엄에 따라 전국민적 헌법 관심도 자체가 올라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명정부의 개헌 타임 테이블은 대선 공약으로 제시됐습니다. 지방선거에서 개헌안에 대해 투표가 가능하도록 국민투표법을 개정하고,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회적 합의를 추진하는 겁니다. 이후 2026년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2028년 총선까지 논의가 밀릴 가능성도 언급합니다. 박 이사장은 "문재인정부 당시에도 초기에 개헌안을 띄웠지만 실패한 건, 지방선거 패배를 우려한 야당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라며 "현재의 야당 상황을 고려할 때, 별도의 국민투표를 만드는 것이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명장 및 위촉장 수여식에서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력 분산' 초점…야당 동의 '필수' 
 
이재명정부가 준비하는 개헌안에서 가장 주목되는 건 4년 연임제입니다. 대선 당시 개헌안 관련 공약을 보면 이 대통령은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와 책임성 강화를 위해 4년 연임제를 도입하겠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대통령 결선투표제를 도입해 민주적 정당성 확보와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도 더했습니다. 또 윤석열정부에서 문제가 된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본인·직계가족 부정부패와 범죄 관련 법안 행사 불가 원칙을 세웠습니다. 
 
4년 연임제의 경우 대통령 임기를 기존 5년에서 4년으로 단축하지만, 한 차례에 한해 연속 재선(연임)을 허용하도록 하는 안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18일 발표된 <스트레이트뉴스·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6월 14~16일 조사, 무선 RDD를 이용한 ARS 조사,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2%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51.9%가 4년 연임제를 선호하는 개헌 방안이라고 답한 바 있습니다. 이때 현행 5년 단임제는 28.2%였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일각에서는 4년 연임제가 이 대통령의 임기 연장을 고려한 것이라는 비판도 내놓는데요.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개헌 공약 발표 이후 "개헌은 재임 당시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바 있습니다. 헌법 128조에는 개헌 당시 대통령에게는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 등 개헌 내용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적시돼 있습니다.
 
이번 개헌안에는 지방분권과 함께 권력 분산도 초점이 맞춰질 예정입니다. 이미 이 대통령은 30일 기자회견 당시 감사원 독립성 강화를 위해 국회 소속으로 이관해 대통령 영향력을 배제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또 검찰의 영장 청구권 독점 규정을 폐지해 권력기관의 중립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문제는 야당의 동의입니다. 개헌은 대통령 또는 국회 발의 후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200명)의 찬성을 얻어야 합니다. 현재 국민의힘은 총 107석으로, 야당의 협조 없이는 개헌이 불가능합니다. 결국 개헌 국민투표 시기부터 내용까지, 야당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겁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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