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알츠하이머 발병에 이르는 네 가지 주요 경로 발견
UCLA 연구팀, 조기 진단 및 예방 전략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순차적 진단 패턴 식별
2025-07-09 09:01:48 2025-07-09 15:03:08
알츠하이머 병은 노인에서 가장 흔한 치매 원인이며, 미국인 500만명 이상에게 영향을 미치며, 안타깝게도 미국 인구가 노화함에 따라 이 수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츠하이머 병은 기억력과 가족 및 친구를 인식하는 능력을 심각하게 손상시키며, 후기 단계에서는 기본적인 신체 기능을 관리하는 능력도 제한한다. (사진=미국 국립보건연구소 NIH)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세계적으로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인 알츠하이머병은 점차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약 5500만명이 치매를 앓고 있으며, 이 수치는 2050년까지 1억3900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알츠하이머병을 확실히 예방하거나 치료할 방법은 없으며, 조기 진단과 예방 전략 개선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UCLA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되는 경로를 네 가지로 구체화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됩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단일 위험 요인 중심의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질환이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복합적 진단 패턴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더욱 잘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입니다. 
 
UCLA 의료정보학 박사과정의 밍저우 푸(Mingzhou Fu) 연구원과 신경과 티모시 챙(Timothy Chang) 교수팀은 UCLA 대학이 보유한 2만5000여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미국 전역을 대표하는 ‘올오브어스(All of Us)’ 프로그램에서 결과를 검증했습니다. 'All of Us' 프로그램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추진하는 대규모 정밀의료 연구 이니셔티브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전역에서 자발적인 참여자를 모집하여, 개개인의 생활습관, 환경, 생물학적 요인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이번 UCLA 연구에서 'All of Us' 프로그램을 활용한 이유는 이 프로그램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가 미국 인구를 대표할 수 있는 다양한 인구학적 특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연구 결과가 미국 전역의 다양한 인구 집단에서도 일반화될 수 있는지 검증한 것으로 보입니다. 
 
UCLA 연구팀은 총 5762명의 환자로부터 얻은 6794개의 고유한 알츠하이머 진행 경로 데이터를 인공지능(AI)과 기계 학습 기법을 활용해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로 이어지는 다음 네 가지 주요 경로를 규명했습니다. 
 
첫째는 '정신 건강 경로'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정신과적 질환이 먼저 나타난 후 인지기능 저하가 진행되는 유형입니다. 둘째, '뇌 기능 장애 경로'는 신경퇴행성 질환 등으로 인해 뇌 기능이 서서히 악화되는 경로입니다. 셋째는 '경도 인지 장애 경로'로 기억력 저하 등의 초기 증상이 점진적으로 심화되는 경우입니다. 마지막으로 '혈관 질환 경로'는 고혈압, 당뇨 등 심혈관 질환이 먼저 나타난 후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유형입니다. 
 
이 연구의 제1저자인 밍저우 푸 연구원은 “우리는 단일 조건보다 다단계 경로가 알츠하이머 병의 더 큰 위험 요인을 나타낼 수 있음을 발견했다”라며 “이러한 경로를 이해하는 것은 조기 발견과 예방에 접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연구진은 또한 각 경로는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달라 특정 집단이 특정 경로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고혈압과 같은 혈관 질환을 앓던 환자가 이후 우울증 발작을 겪으면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패턴이 대표적입니다. 이번 연구의 핵심적 성과는 이러한 단계적 진단 패턴이 기존의 단일 위험 요인만으로는 예측하기 어려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더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점입니다. 티모시 창 교수는 “진단 자체보다 질환이 나타나는 순서와 연쇄적 연결고리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의료진이 위험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각 개인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 예방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구진의 분석대로 경로 패턴은 다음과 같은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험도 분류 강화: 질병 진행 초기 단계에서 고위험 환자 조기 식별
▲표적화된 개입: 유해한 순서가 진행되기 전에 차단
▲개인 맞춤형 예방: 개인별 경로 패턴에 기반한 전략 수립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알츠하이머병 조기 발견과 예방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UCLA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저명 학술지인 <e바이오메디슨(eBioMedicine)>에 7월7일 게재됐으며, 미국 국립보건연구소(NIH)와 캘리포니아 주 보건부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습니다. 
 
알츠하이머병 발병이 무작위적이지 않고 복합적인 연쇄적 질병 진행의 결과라는 이번 발견은 향후 치매 예방 및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알츠하이머 병 환자의 경과 클러스터별 벤 다이어그램. 4,078명의 단일 클러스터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클러스터 간 인구통계학적 및 전자 건강 기록(EHR) 차이가 유의미하게 관찰되었다. 뇌병증 클러스터의 환자는 연령이 더 젊었으며, 우울증 클러스터의 환자는 여성이나 히스패닉인 경우가 더 많았다. 혈관 클러스터에는 아시아인 비율이 높았고, 동반 질환 부담이 더 컸다. (사진=eBioMedicine)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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