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올 상반기 국제선 여객 수가 46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일본, 중국 등 주요 노선을 중심으로 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된 데다 장거리 노선이 기지개를 켠 영향입니다. 하지만 항공사들은 유가와 환율 상승, 치열한 경쟁 등으로 수익성 확보에는 어려움이 따르고 있습니다.
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구역에서 여름 휴가철을 맞아 출국하는 여행객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9일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제선 여객은 총 4602만984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4277만명) 대비 7.6% 증가한 수치로, 팬데믹 이전이던 2019년 상반기(4556만명)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입니다. 같은 기간 국제선 운항 편수도 26만4253편으로, 1년 전보다 5.6% 늘었습니다.
노선별로는 중국과 일본이 여객 증가를 주도했습니다. 올 상반기 중국 노선을 이용한 여객 수는 78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3%(152만명)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비자 면제 조치가 시행되면서 회복세가 뚜렷해졌고, 하반기에는 중국 단체 관광객 대상의 한시적 비자 면제 조치도 예고돼 있어 관련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본 노선 여객도 같은 기간 1343만명으로 전년 대비 9.9%(120만명) 증가했습니다. 엔저 현상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데다, 항공사들이 일본 소도시로의 노선을 적극 확대한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됩니다.
국제선 수요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항공사들의 2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3792억원으로 전년 동기(4134억원)보다 8.2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저비용항공사 1위인 제주항공도 올해 2분기 399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됩니다.
유가와 환율 상승, 인건비 등 전반적인 운용비 증가가 수익성 회복을 가로막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항공업계는 항공기 리스료와 주유비를 대부분 달러로 지불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이 곧바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350억원의 외화 평가손이 발생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여객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운임 하락과 공급 확대, 고환율·고유가 등 복합적인 부담이 여전히 크다”며 “항공사들의 수익성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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