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유럽 수요 부진…신흥 시장 눈독 들이는 건설기계
신흥 시장 공장 가동률·매출 늘어
건설 경기 침체에 선진시장 수요↓
현지 투자 늘리고 제품군도 확대
2025-07-09 14:55:42 2025-07-09 14:55:42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선진시장인 북미와 유럽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이 인프라 투자가 늘고 있는 인도, 브라질 등 신흥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건설기계 업계는 신규 시장 진출 및 현지 공장 가동률을 높이면서 판로를 넓혀가겠다는 계획입니다.
 
HD현대건설기계가 UAE에서 첫 수주를 거둔 80톤급 초대형굴착기(HX800L). (사진=HD현대건설기계).
 
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의 올해 1분기 인도 공장 가동률은 127.07%로, 전년 동기(115.8%) 대비 약 12%포인트 증가했습니다. 1분기 기준 인도 공장의 생산 규모는 1500대인데, 이보다 많은 1906대가 생산된 것입니다. 같은 기간 울산 공장 가동률이 36.63%인 점을 감안하면 격차가 큽니다.
 
같은 기간 인도 시장 실적도 함께 올랐습니다. 1분기 HD현대건설기계의 인도 매출은 전년 동기(1454억원) 대비 22% 증가한 160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HD현대건설기계는 2027년까지 인도에 연간 1만3000대 이상 규모의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인도 시장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입니다.
 
지난 2019년 인도에 백호로더(굴삭기와 로더가 앞뒤로 결합된 형태의 건설기계) 생산기지를 구축한 두산밥캣도 인도를 주요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인도 첸나이공장에 약 1만1300㎡(3400평) 규모의 미니 굴착기 생산동을 증설했습니다. 2028년까지 인도에서 약 8900대의 장비를 판매할 계획입니다.
 
브라질도 대규모 투자와 광산 채굴로 굴착기 수요가 많아 관심이 높아지는 시장입니다. HD현대건설기계의 브라질 공장 가동률은 올해 1분기 32.4%로, 전년 동기(26.5%) 대비 5.9%포인트 끌어올렸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도 전년 동기 462억원서 501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인도네시아 등 중동·동남아시아 시장 역시 건설 수요와 채굴용 장비 수요의 증가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건설기계 업계가 신흥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은 선진시장으로 불리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2년 진출하기 시작한 선진시장은 2023년 고점 이후 글로벌 건설 경기 침체로 주문이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이에 HD현대건설기계의 1분기 영업이익은 4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줄었습니다. 두산밥캣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6% 줄어든 2000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건설기계 업계는 현지 공장 가동률을 높이면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중형 굴착기, 휠로더, 대형 굴착기 등 판매 제품군을 넓혀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브라질에 이어 중동에서도 인프라 투자로 건설기계의 수요가 상승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현지 거점을 활용한 ‘밀착형’ 영업전략으로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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