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영업TF 강제 전환…KT 노동자 극단적 선택"
KT 노동자 긴급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 발표
88.1% 불안 장애…일부는 극단적 선택 택하기도
국회 "무리한 구조조정 없었는지 살피겠다"
산재 인정은 아직…유족간 입장 차이도
2025-07-09 15:40:43 2025-07-09 17:36:34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의 구조조정으로 고용불안을 느끼는 직원들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용불안이 불안 장애,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특히 지난해 인력 재배치 일환으로 신설된 네트워크 전문 자회사 대신 잔류를 택해 토탈영업TF로 자리를 옮긴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T 노동자 긴급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 기자간담회에서 한인임 정책연구소 이음 이사장은 "토탈영업TF에 투입된 노동자의 74.5%가 고용이 매우 불안하다고 대답을 했고, 62.7%는 우울증을, 88.1%는 불안장애도 보이고 있다"며 "토탈영업TF 그룹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조사는 지난 5월30일부터 6월4일까지 KT 영업직군 노동자 3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결과입니다. 
 
정책연구소 이음의 KT 노동자 긴급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 (사진=뉴스토마토)
 
한인임 이사장은 "수십년간 기술직 업무를 수행했던 노동자들에게 생판 처음 겪는 영업 업무는 부담일 수밖에 없는데 영업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을 강요하는 것은 자르겠다는 것"이라며 "다수 노조가 동의했다는 이유로 개별 노동자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데, 국회 등을 통해 문제를 환기하고 시민사회와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토탈영업TF는 지난해 10월17일 KT 노사가 인력구조 혁신 추진을 위해 노사 간 협의 결과 마련된 조직입니다. 당시 노사는 57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자회사 전출 등 인력재배치를 시행했습니다. 이중 1723명이 자회사로 전출됐고, 28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습니다. 회사는 나머지 잔류 인원을 토탈영업TF로 배치했는데요. 토탈영업TF로 옮겨진 인원은 2500여명입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생을 마감하는 사태가 벌어져 논란이 됐습니다. KT새노조에 따르면 명예퇴직한 직원이 퇴직 1주일 만에 심장마비로 돌연 사망했고, 지난 1월 토탈영업TF 소속 40대 직원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도 토탈영업TF 소속 40대 직원이 또 다시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는 업무 전환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했다고 새노조는 보고 있습니다.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기술직 업무에 있던 사람들을 영업에 몰아놓고 제대로된 교육 없이 전국적으로 줄을 세워 영업 할당을 내리고 있다"며 "배신 당한 노동자들은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이러한 기업 문화 속에 젊은 노동자들은 죽음을 택했는데 이러한 분위기를 끊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KT 노동자 긴급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날 간담회를 공동 주최한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무리한 구조조정은 없었는지 등을 살펴보겠다"며 "내용을 검토 후 필요하다면 국정감사 증인 출석 요청도 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만약 일련의 사태들이 무리한 구조조정과 정신적 고통에 따른 산업재해로 인정될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처벌도 가능합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산재로 인정받지 못했고, 이 문제를 두고 일부 유족이 현재까지 회사와 대치 중인 상황입니다. 이날 간담회는 이 같은 상황 속 유족 일각의 목소리를 반영해 마련됐는데요. 유족 중 다른 일부의 경우 고인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것을 우려하는 등 입장 차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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