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민주당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정청래 의원이 지지율 1위를 굳건히 지켰습니다. 친명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지원을 받는 등 '명심'(이재명 대통령 의중)이 실린 박찬대 의원과의 당권 경쟁에서 지지율 격차를 10%포인트가량으로 벌리며 앞서나갔습니다.
정 의원이 선두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엔 이른바 '당심'이 자리합니다. 정 의원은 민주당 지지층에서 과반의 지지를 받으며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입증했습니다. 오는 8월2일 치러지는 당대표 선거는 대의원 15%에 권리당원 투표 55%가 반영되기 때문에 총 70%에 해당하는 당심이 관건입니다. 다만 두 의원이 공을 들이고 있는 호남에선 변화의 모습도 관측되었습니다. 2주 전까지만 해도 정 의원이 우세했지만, 이번 조사에선 두 사람이 접전 양상을 보이며 판세가 달라졌습니다.
10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69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누가 집권여당인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2.3%가 정 의원을 지목했습니다. 22.9%는 박 의원을 선택했습니다.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9.4%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었습니다. 2주 전(6.2%포인트)과 비교해 3.2%포인트 격차가 확대되었습니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4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입니다.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4.5%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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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호남, '정청래 우세'→'접전' 판세 변화
민주당은 10일 하루 동안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등록을 받고 최종 후보군을 확정합니다. 현재까지 당대표 선거에는 정 의원과 박 의원, 두 사람만 출마 의사를 밝혔습니다. 추가 후보 등록이 없을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이번 당대표 선거는 정청래 대 박찬대, 2파전 구도로 치러질 전망입니다. 두 사람 모두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내세우지만, '명심'은 박 의원에게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 당 안팎의 공통된 해석입니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민주당의 세대 기반인 40대와 50대에서 정 의원이 크게 앞섰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최대 표밭인 호남에서 두 의원이 접전 양상을 보였습니다. 광주·전라 정청래 39.7% 대 박찬대 35.8%였습니다. 2주 전과 비교해 호남에서 정 의원은 4.0%포인트 하락했고, 박 의원은 7.0%포인트 올랐습니다. 박 의원은 지난 5일부터 '호남살이'에 나서며 안방 권리당원 표심을 잡는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정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호남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으며 일찌감치 바닥 민심을 훑었습니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진보층에서 정청래 47.2% 대 박찬대 37.0%로, 정 의원이 우위를 보였습니다. 다만 2주 전에 비해 진보층에서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14.2%포인트에서 10.2%포인트로 다소 좁혀졌습니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지지층 정청래 53.1% 대 박찬대 36.3%로, 과반의 지지를 확보한 정 의원이 크게 앞섰습니다. 2주 전(정청래 52.7% 대 박찬대 37.8%)과 비교해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습니다. 국민 여론조사로 경선에 30%가 반영되는 '민주당 지지층+무당층'에선 정청래 45.5% 대 박찬대 32.0%로, 정 의원이 우위를 가져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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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보수·국힘 지지층서 '우위'
8월 중순쯤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데요. 국민의힘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민심과 당심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누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21.2%가 김문수 전 장관을 지목했습니다. 안철수 의원은 13.1%, 한동훈 전 대표는 12.1%, 조경태 의원은 11.8%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6.5%로,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쳤습니다.
국민의힘은 9일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으로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하면서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22대 총선과 올해 조기 대선에서 내리 패배한 국민의힘은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할 이번 전당대회에서 계파별 대결 양상이 뚜렷해질 전망입니다.
현재까지 안철수·조경태 의원이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김문수 전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 나경원 의원 등은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뚜렷한 계파가 없는 안 의원의 경우, 당내 인적 청산과 혁신위원회 구성을 두고 친윤계인 당 지도부와 이견을 보이다가 지난 7일 혁신위원장직에서 물러나 당대표 선거 출마를 전격 선언했습니다. 당내 최다선인 조 의원은 친한계로 분류돼, 한동훈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 자체 교통정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김 전 장관은 30대에서 우위를 보였습니다. 그 밖의 연령대에선 김 전 장관이 상위권에 자리했지만 다른 후보들에게 확실한 우위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경북(TK)에서 김 전 장관이 30%대의 지지를 받으며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층인 보수층에선 김문수 36.7% 대 한동훈 15.2% 대 안철수 12.7%로, 역시 김 전 장관이 앞섰습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김 전 장관은 50%에 가까운 지지를 받으며 10%대 지지율에 그친 한동훈 전 대표와 나경원 의원을 크게 앞섰습니다. 또 ‘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에선 김문수 41.2% 대 한동훈 17.6% 대 나경원 10.5%로, 김 전 장관이 우위를 가져갔습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 경선 당시 국민 여론조사로 '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 지지율을 50% 반영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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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중도층도 찬반 팽팽…진영별 찬반 대비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한 달 여 앞두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사면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8월15일 광복절을 계기로 조국 전 대표를 특별사면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6.2%는 "사면에 찬성한다"고 했습니다. 반면 "사면에 반대한다"는 응답 또한 45.6%로 만만치 않았습니다.
집권 이후 첫 사면권을 행사할 이재명 대통령의 최종 결정에 귀추가 쏠리는 가운데, 지난 조기 대선에서 이 대통령 당선에 일조한 조국혁신당은 당의 상징인 조 전 대표의 사면을 강하게 요구할 전망입니다. 이 대통령도 검찰로부터 집요한 공격을 받았던 터라 조 전 대표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한 바 있습니다. 이재명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정성호 후보자의 의견도 주목해야 합니다. 대통령실은 민생 회복 및 사회 통합 차원에서 민생사범의 대규모 사면을 계획 중으로 알려졌습니다.
조국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형을 확정 받고 서울구치소에서 복역 중입니다. 조기 대선 이후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론이 조국혁신당 내부에서 공개적으로 제기됐지만, 집권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선 아직 조심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최종 판단은 이재명 대통령의 몫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비교섭단체 5당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서 조 전 대표의 '광복절 특별사면'을 요청 받았지만, 사면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여론 등을 보며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사면과 복권의 분리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조 전 대표의 사면에 대해 공정에 민감한 20·30대에선 반대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반대로 민주당 세대 기반인 40·50대에선 찬성한다는 응답이 50%를 상회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호남에선 '찬성' 응답이, 영남에선 '반대' 응답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서울의 경우 반대한다는 응답이 절반에 달했습니다. 중도층에서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놓고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또 진영별로 찬반 의견이 크게 엇갈렸습니다. 지지 정당별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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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60.2% 대 부정 34.2%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다시 60%대로 올라섰습니다. 특히 "매우 잘하고 있다"는 응답만 절반에 달했는데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0.2%는 긍정 평가('매우 잘하고 있다' 49.5%, '대체로 잘하고 있다' 10.6%)를 내렸습니다. 부정 평가는 34.2%('매우 잘못하고 있다' 25.9%,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 8.3%)였습니다. 이 밖에 '잘 모르겠다' 5.6%로 조사됐습니다.
2주 전과 비교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56.9%에서 60.2%로 3.3%포인트 상승했고, 부정 평가는 36.4%에서 34.2%로 2.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은 야당을 비롯한 국회와의 협치, 대국민 소통, 민생 회복에 주안점을 둔 국정 운영 등 윤석열정부와 확연하게 대비되는 모습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20·30대 지지율은 여전히 40%대에 머물러 과제로 지목됐습니다. 이들 젊은 층의 지지율은 보수 성향이 강한 70세 이상보다도 낮았습니다. 70세 이상 긍정 57.1% 대 부정 31.0%로, 긍정 평가가 절반을 넘은 반면 20·30대에선 긍·부정 평가가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20대 긍정 46.5% 대 부정 45.5%, 30대 긍정 49.1% 대 부정 45.0%로 집계됐습니다. 2주 전(20대 긍정 47.5% 대 부정 47.9%, 30대 긍정 44.1% 대 부정 48.5%)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영남의 한 축인 부산·울산·경남에서조차 긍정 평가가 절반을 훌쩍 넘었습니다. 대구·경북에서는 긍·부정 평가가 팽팽히 맞섰습니다. 중도층은 긍정 59.1% 대 부정 33.2%로 조사됐습니다. 2주 전과 비교해 중도층 지지율은 4.8%포인트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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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48.2% 대 국힘 27.0%…국힘, 'TK당' 전락
국민의힘 지지율이 다시 20%대로 하락했습니다. 총선과 대선 패배에도 자중지란에 빠지며 전 세대가 등을 돌렸습니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40%대 후반으로 상승, 국민의힘과의 격차를 20%포인트 이상으로 벌렸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국민의힘은 안방인 대구·경북(TK)에서만 확실한 우위를 보였을 뿐, 이외 지역에선 20%대 지지율에 머무르며 한계를 보였습니다. 'TK당'으로 전락했다는 평가입니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8.2%, 국민의힘 27.0%, 조국혁신당 4.8%, 개혁신당 4.7%, 진보당 1.3%로 조사됐습니다. 민주당 지지율은 2주 전과 비교해 0.9%포인트 상승한 48.2%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민의힘 지지율은 5.5%포인트 하락한 27.0%였습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21.2%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섰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모든 세대에서 민주당이 우위를 보였습니다. 특히 2주 전과 비교해 70세 이상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10.3%포인트 오른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19.1%포인트 크게 빠졌습니다. 보수 성향이 강한 고령층조차 계파 갈등에 한창인 국민의힘에 등을 돌렸다는 분석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이 우위를 점했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5년 6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림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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