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신 운영체제(OS)인 윈도우11이 출시 이후 처음으로 세계 데스크톱 OS 시장 점유율에서 윈도우10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윈도우10 비중이 높아 글로벌 추세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가 OS 전환 속도를 늦추는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글로벌 기준 운영체제 점유율. (이미지=스탯카운터 캡처)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7월 기준 윈도우11의 전 세계 점유율은 52.32%로, 윈도우10(44.35%)을 앞섰습니다. 지난달 각각 47.83%, 48.89%로 윈도우10이 근소 우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격차가 크게 벌어진 셈인데요. 오는 10월 윈도우10의 공식 기술 지원 종료를 앞두고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OS 업그레이드를 단행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모니터링 솔루션 기업 컨트롤업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기준 교육 분야(77%)와 기술 분야(73%) 글로벌 기업들이 윈도우11로 전환을 마쳤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 지원이 종료된 OS를 유지하면 각종 사이버 위협에 노출돼 사업에 영향을 줄 확률이 높아집니다. 여기에 업무용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의 최신 버전 호환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OS 교체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기준 운영체제 점유율. (이미지=스탯카운터 캡처)
다만 한국은 윈도우10 점유율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같은 기간 국내 시장 점유율은 윈도우10이 56.91%, 윈도우11은 41.95%로, 글로벌 흐름과 다른 양상을 보였습니다. 아시아도 56.72%로 윈도우11 OS 비중이 더 높은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입니다.
국내 기업의 OS 전환 속도가 더딘 이유로는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가 꼽힙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6.5%입니다. 연도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이 10%대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차이입니다. 제조업계 사정을 잘 아는 한 프로그래머는 "국내 제조업 기업 상당수가 핵심 소프트웨어를 윈도우10 환경에 맞게 설계해 사용해왔다"며 "OS를 교체하려면 직원 재교육과 시스템 재설계가 필수인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리스크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술 지원 종료가 석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MS는 개인·고객사를 대상으로 사용자들이 윈도우11 '연착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원 종료 이후에도 MS는 윈도우10을 사용해야 하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확장 보안 업데이트(ESU)'를 1년간 무료로 제공하고 윈도우11이 요구하는 하드웨어가 갖춰지지 않은 개인용컴퓨터(PC) 사용자를 위한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MS 관계자는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해 고객들의 OS 전환을 독려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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