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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10일 21:0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용등급이 A급 이하로 비우량한 캐피탈채가 크레딧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등급의 일반 회사채보다 스프레드가 더 크게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중소형 캐피탈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이 채권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반영된 효과다. 조달금리도 개별민평 대비 큰 폭에서 언더 발행하는 양상이다.
크레딧 스프레드 빠르게 축소한 A급 여전채
1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사채(여전채) 크레딧 스프레드는 지난 4일 3년물 기준으로 AA+급이 36.2bp다. 나머지 등급은 AA0 41.6bp, AA- 49.7bp, A+ 135.2bp, A0 215.1bp, A- 282.5bp 등으로 나온다. 스프레드는 동일 만기 국고채 금리(2.47%)와 해당 여전채 금리의 격차를 나타낸다.
여전채 구성은 신용등급이 AA급 이상으로 우량한 부문에 7개 신용카드사와 상위권 캐피탈사가 혼합해 있으며, A급 이하에는 중하위권 캐피탈사만 포함돼 있다. A급 이하부터는 스프레드가 더 크게 벌어지는데, 신용등급이 열위한 만큼 조달할 때 금리도 더 높게 내라는 뜻이 담겼다.
일반 회사채 같은 등급과 비교해도 AA급 이상의 우량 여전채는 스프레드 수준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소폭 더 낮은 모습을 보인다. 반면 A급 이하 비우량 여전채는 스프레드가 훨씬 크다. A급 이하 회사채의 스프레드는 A+급 88.7bp, A0급 115.6bp, A-급 160.8bp로 확인된다. 등급에 따라 여전채와 46.5bp~121.7bp 범위의 차이가 난다. 이는 A급 여전채가 AA급과 달리 채권 시장에서의 가치 평가가 그만큼 좋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A급 여전채는 크레딧 스프레드를 큰 폭으로 줄여나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월간 스프레드 변동 상황을 살펴보면 A급 이하 여전채는 모두 전월 대비 5.8bp 하락했다. 같은 기간 A급 회사채는 A+급이 –1.4bp, A급이 –0.3bp였다. A-급은 하락 없이 동일한 수치 그대로다. 2년물의 경우 A급 이하 회사채는 스프레드가 오히려 상승하기도 했다.
여전채는 기본적으로 수급 측면에서 발행사 공급이 많고 기관투자자 수요도 높은 섹터로 꼽힌다. 공급자는 수신 기능이 없는 여신전문금융인 만큼 외부 조달만 가능하며, 대부분 채권 발행에 의존한다. 수요 측면에서는 절대금리 영향이 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스프레드가 줄고 있지만 여전채는 발행금리 자체가 다른 섹터 대비 여전히 높은 편이다. 그만큼 투자수익률이 좋다.
신용등급별 여전채 발행금리는 3년물 기준 ▲AA+급 2.84% ▲AA급 2.89% ▲AA-급 2.97% ▲A+급 3.83% ▲A0급 4.62% ▲A-급 5.30% 등으로 나온다. AA급 여전채와 회사채는 스프레드 차이가 미미했던 만큼 금리도 거의 같은 수준이다. 반면 A급 이하는 여전채가 회사채보다 스프레드 격차만큼 금리가 더 높다.
(사진=연합뉴스)
개별민평 대비 15bp~45bp 언더…PF 완화 ‘긍정적’ 반영
A급 이하 여전채는 중소형 캐피탈사의 부동산 PF 건전성 문제가 점차 완화되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서 특히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A급 여전채의 스프레드 축소가 동일한 등급의 회사채보다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반영됐다.
여전채 강세로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있다는 것은 캐피탈사 입장에서 그만큼 발행금리가 낮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A급 캐피탈사의 최근 발행 양상을 살펴보면 금리가 개별민평 대비 두 자릿수 언더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iM캐피탈(신용등급 A+)이 지난달 내놓은 제132회차 공모사채는 회차별로 1회차(1년5개월물) 금리가 개별민평 대비 15bp 낮게 발행됐다. 2회차(2년7개월물)와 3회차(3년물)는 각각 25bp, 30bp 낮은 금리로 조달됐다.
이 외에 애큐온캐피탈(A0), 한국투자캐피탈(A0), 키움캐피탈(A-) 등이 지난달 발행한 공모사채 역시 금리가 20bp~45bp 범위에서 낮게 형성됐다. 일반적으로 20bp나 30bp에서 언더 발행했다.
여전채는 향후 크레딧 수급 측면에서도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우호적인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당국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감축하면서 여신전문금융사의 자산 확대도 제약되는 부분이 있어서다. 그만큼 발행 유인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여전채 스프레드가 더욱 축소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여전채는 절대금리 매력과 함께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의 완화로 스프레드 축소 기조를 보였고, 다른 섹터 대비 강세 폭이 두드러졌다”라면서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수급이 예상되는 가운데, A급 캐피탈의 경우도 발행 시장에서 강세를 유지하면서 스프레드 축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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