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화 건설부문, 실적 반등에도 일감 정체…명운 쥔 '비스마야'
원가 안정화로 재무 개선됐지만, 수주잔고 2년째 하락
복합개발 중심 구조에 신규 수주 더뎌…GTX 착공도 불투명
2025-11-14 06:00:00 2025-11-1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2일 10:3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한화(000880) 건설부문이 원가 안정화로 수익성을 회복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정작 일감(수주잔고)은 2년째 줄어들고 있다. 단순 도급사업보다 규모가 작은 복합개발 중심의 사업 구조 탓에 신규 수주가 단기간에 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착공이 지연되면서 대형 프로젝트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수서역 환승센터 사업이 매출 인식에 숨통을 틔워줄 전망이지만, 향후 외형 확장의 관건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재개 여부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 건설부분이 수주한 복합개발사업 정리표.(사진=한화 건설부문)
 
내년 '수서역 환승센터' 착공 가시화…GTX-C 착공은 "글쎄"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화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은 18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4억원)과 비교하면 흑자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원가율 개선 작업에 나서면서 작년보다 수익성이 확대된 것이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액은 7040억원으로 전년 동기(8087억원)보다 축소된 수치다. 주요 공동주택 사업 등이 마무리되면서 외형은 다소 축소됐다.
 
물론 올해도 신규 일감은 확보했다.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9120억원)과 여의도 DC(1680억원) 등을 포함해 건축·개발 부문에서만 총 1조4035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따냈다. 다른 인프라 수주까지 합쳐 올해 들어 현재까지 2조6000억원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체 일감인 수주잔고는 2년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플랜트 부문을 한화오션에 이관한 영향도 일부 있지만, 이를 제외해도 총 수주잔고는 지난 2023년 14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3000억원으로, 또 올해 3분기 13조1000억원으로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한화건설이 주력으로 하는 복합개발사업은 도시정비사업 등 도급사업에 비해 사업 기회 자체가 적다는 점도 전체 일감 확대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주요 수주잔고 가운데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1조7187억원), 천안아산 포레나(5066억원), 고양 삼송 데이터센터(2679억원) 등 굵직한 사업들은 이미 착공 단계에 있거나 착공을 앞두고 있다. 특히 내년 착공이 예정된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1조3536억원)이 더해지면 본격적인 매출 인식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같은 시기 착공이 예정됐던 GTX-C 노선(4615억원)은 주관사인 현대건설과 정부 간 공사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착공 일정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 경우 해당 사업의 매출 인식이 늦어지고, 단기적으로는 수주잔고가 점차 줄어드는 흐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는 곧 한화건설부문의 미래 매출 기반이 점차 얇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수주잔고는 이미 계약된 공사 중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잔여 금액으로, 건설사의 '앞으로 벌 돈'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신규 수주보다 공사 진행 속도가 빠르거나, 신규 수주 자체가 줄면 잔고는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올해 신규 수주 목표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2조6000억원 수준으로, 공격적인 확대보다는 방어적 기조에 가깝다. 단기 실적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외형 성장 둔화와 매출 공백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GTX-C처럼 착공 일정이 불투명한 사업이 늘어날 경우, 단기 외형 확장에도 제약이 불가피하다.
 

이라크 비스마야(BNCP) 신도시 전경(사진=한화 건설부문)
 
수취채권 줄었지만 환율 효과…비스마야 재개 시 8조원 반영 기대
 
이런 상황에서 한화 건설부문이 기댈 수 있는 건 이라크 비스마야(BNCP) 신도시 사업 재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당 사업이 재개될 경우, 한화 건설부문에 직접적인 외형 성장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재 이미 3만 가구가 준공됐으며, 잔여 7만 가구의 공사 재개가 추진 중이다. 사업이 본격화되면 약 8조7000억원 규모의 수주잔고가 추가로 반영될 전망이다. 이는 한화건설의 전체 일감 구조를 단숨에 확대시키는 수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비스마야 프로젝트는 한화건설이 지난 2012년에 수주한 총 10만800가구 규모, 계약금액 약 14조7000억원의 초대형 해외 개발사업으로, 바그다드 남동쪽 10km 지점에 분당급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2022년 미지급 공사대금 문제로 계약이 해지됐다가, 2023년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의 요청으로 사업 재개 협의에 들어갔다. 이후 부분 공사와 함께 2023년 1월과 12월에 걸쳐 미수금 3억 달러(약 4000억원)를 회수하며 신뢰 회복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기준 비스마야 사업 관련 수취채권은 전분기 대비 146억원 감소(2644억원→2497억원)했다. 표면적으로는 기존 공사 대금 일부가 회수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실제 현금 유입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해당 감소분은 환율 변동에 따른 장부상 조정일 뿐 본격적인 현금 유입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손실충당금도 여전히 0원으로 유지돼, 대금 회수에 문제가 생겼다기보다는 사업이 지연되면서 생긴 일시적 장부상 변동으로 보인다. 현재 공사 진행률은 45.15% 수준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12월 한화는 NIC와 공사 재개를 위한 변경계약(총 14조7125억원 규모)을 체결하면서 잔여 7만 가구 건설을 다시 추진 중이다. 현재 이라크 정부 국무회의(COM)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으며, 승인이 떨어질 경우 수주잔고에 신규 일감이 한꺼번에 반영될 전망이다. 이 계약이 발효되면 한화 건설부문의 해외사업은 다시 가동되고, 국내 정체된 수주잔고를 단숨에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는 이라크 정부 국무회의의 계약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승인이 이뤄질 경우 사업 정상화에 따라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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