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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19일 16:0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태양광 전문 기업
에스에너지(095910)가 지속적인 주가 하락 여파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행사가액을 최저 조정 한도까지 낮췄다. 최근 실적 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대규모 유상증자 발행가액마저 BW 행사가액을 크게 밑돌고 있어,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 대신 원금 회수를 요구하는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에는 150억원 규모의 제3회차 전환사채(CB) 풋옵션이 가능해지면서 주가 부진이 지속될 경우 대규모 조기상환 요구로 인한 현금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에스에너지)
행사가액 1436원…'최저한도' 확정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에너지는 최근 공시를 통해 제5회차 BW의 행사가액을 기존 1839원에서 1436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번 조정은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가격 조정) 조항에 따른 것이다.
주목할 점은 조정된 행사가액인 1436원이 본 사채 인수계약서상 규정된 '최저 조정 한도'라는 사실이다. 에스에너지의 제5회차 BW 최초 행사가액은 2051원이었으며, 조정 범위는 최초 행사가액의 70%까지로 제한돼 있다. 계산상 1436원은 이 하한선에 정확히 부합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향후 에스에너지의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더라도, 시가 변동을 사유로 한 행사가액의 추가 하향 조정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졌다.
행사가액이 낮아지면서 동일한 권면 총액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신주 물량은 기존 45만9769주에서 58만4958주로 약 12만5189주가량 늘어났다. 하지만 주가가 행사가액(1436원)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이 물량들은 주식으로 전환되지 못한 채 고스란히 회사의 부채로 남게 된다. 이날 에스에너지 종가는 1110원을 기록했다.
특히 에스에너지의 주석에 따르면, 제5회차 BW 투자자들은 발행일로부터 24개월이 경과한 2025년 9월15일부터 이미 3개월마다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손실 폭 두 배 '껑충'…10월 150억 규모 CB 풋옵션 가능
에스에너지의 이 같은 위기는 근본적으로 악화된 실적에서 비롯됐다. 에스에너지의 3분기 매출액은 약 220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320억원) 대비 31% 급감했다. 수익성 지표는 더욱 심각한 상태다. 3분기 영업손실은 약 45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20억원 손실)보다 적자 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약 136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약 68억원 손실) 대비 100% 증가하며 경영 환경이 급격히 냉각된 상태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고,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현재 주가가 BW 행사가액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굳이 주식으로 전환할 유인이 사라졌다. 대신 연 2%의 조기상환수익률(분기 복리)이 가산되는 풋옵션을 행사해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 것이 더 유리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약 1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다. 이번 유상증자의 예정 발행가액은 933원으로 책정됐는데, 이는 이번에 최저 한도까지 조정된 BW 행사가액(1436원)보다도 약 35% 낮은 가격이다. 약 1400만 주의 신주가 933원에 대거 발행될 경우 주가 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며, 이는 주가가 BW 행사가액인 1436원 위로 반등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국 주가가 1436원을 밑도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BW 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에스에너지의 주가가 1100원대에 머물러 있어 이러한 우려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에스에너지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차세대 태양광 비즈니스인 GFOS(Global Free-field Operating System) 등 신사업 확장과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신사업 성과가 가시화돼 주가가 극적으로 반등하지 않는 한, 적자가 지속되는 상환에서 조기상환 요구에 따른 현금 유출이 또다시 발생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에스에너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BW 잔액이 8억4000만원 수준이라 풋옵션이 발생한다고 해도 이 정도 금액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BW 외에도 제1회(20억원)와 3회(150억원) CB의 미상환 잔액이 170억원이나 남아 있어 이에 대한 풋옵션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각 CB의 전환가액은 1만4865원(1회차), 1만1355원(3회차)으로 이날 주가의 10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IB토마토>는 또 에스에너지 측에 흑자전환 예상 시점과 유상증자 흥행 실패 시 자금 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질의했지만 "민감한 사안이라 답하기 어렵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한편 에스에너지는 최근 글로벌 기술 기업 TCL 환셩(TCL Huansheng)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차세대 '백컨택트'(Back-Contact, 이하 BC) 태양광 모듈을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ODM(제조자 개발생산) 계약을 통해 기술 진입 장벽이 높은 BC 모듈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며 국내 태양광 시장의 기술 패러다임 전환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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