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기호 선임기자] 이경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이 20일 뉴스토마토 <이광재의 끝내주는 경제>에서 “비록 인적자원과 데이터센터에서 밀리지만 핵융합 데이터의 주도권을 쥔 우리나라가 AI(인공지능)로 무장한 제조업을 통해 미국·중국과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습니다.
지난 연말 초대 부의장(장관급)에 임명된 그는 “AI 운용에 필요한 엄청난 에너지를 AI가 핵융합을 통해 풀어내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한국의 핵융합장치인 KSTAR(케이스타)가 보유한 16년간의 실험 데이터는 AI 시대의 핵심 자산”이라며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1995년 시작한 KSTAR 프로젝트는 IMF 외환위기 시절부터 기후 위기와 에너지 위기를 예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2007년 완공한 국가적 결실입니다. 2008년 이후 쌓아둔 데이터가 AI 시대를 맞아 엄청난 가치를 확인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는 “딥마인드조차 핵융합을 풀기 위해 KSTAR의 데이터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이경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과 함께 AI 시대를 전망하고 있다.(사진 = 뉴스토마토)
“앞으로 5년, 지난 50년보다 훨씬 빠르다”
이 부의장은 “이중나선 구조 발견 이후 20세기가 과학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AI가 1년 만에 100년의 진보를 이뤄내는 특이점(singularity)의 시대”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발언을 인용하고, “앞으로의 5년은 지난 50년보다 훨씬 빠르고 결정적일 것”으로 단언했습니다.
이 부의장은 “인간이 X선 회절을 통해 수십 년간 20만개 미만의 단백질 구조를 찾아냈는데,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개발한 알파폴드는 1~2년 만에 2억개 넘게 찾아냈다”며 “20세기 전체의 성과를 압도하는 속도”라고 소개하고, “AI 시대가 AGI(범용인공지능), ASI(초인공지능) 시대로 넘어가면서 급격한 변화가 눈앞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의장은 ‘혼을 담은 AI 로봇’ 제작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명장들이 지닌 지식과 경험을 AI에 접목하면 세계를 제패할 한국판 AI 로봇을 만들 수 있다”며 “비파괴 검사를 해보면 로봇은 겉만 번지르르할 뿐 속은 허점이 많은데 명장은 흠이 없다”고 비교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를 통해 한국을 인정한 이유도 ‘AI로 무장한 고도화된 제조업 파트너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중국과 일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제조업 분야에서 민주국가의 대표인 한국이 파트너가 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이경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이 KSTAR 프로젝트의 성과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사진 = 뉴스토마토)
이광재 “미국, 대만 반도체 이전 요구… 무서웠다”
이 부의장은 최근 미국이 발표한 ‘제네시스 미션(Genesis Mission)’에 대해 “AI를 통해 생명의 문제와 새로운 물질 문제를 새롭게 찾아가는 과학적 발견(Scientific Discovery) 전략”이라며 “미국은 빅테크와 공공데이터, 행정을 총동원해서 패권 경쟁에 나섰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우리도 ‘K-미션’이라는 이름으로 정부, 빅테크, 공공데이터를 합쳐 강점을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스피드’를 관건으로 꼽았습니다. 그는 “상대가 달리기 시작하면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 된다”며 “지금은 뛰면서 생각하고, 뛰면서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부의장은 “인간을 넘어선 지능이 나올 일이 멀지 않았는데, 어떻게 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AGI와 ASI가 일상화된 시대에 현재의 수능과 교육제도를 어떻게 바꿔야 할까가 가장 큰 걱정”이라며 고 ‘AI 네이티브’인 후세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는 “전 세계가 AI 뉴스로 뒤덮고 있는데, 유토피아(Utopia)로 갈지 디스토피아(Dystopia)로 갈지 알 수 없다”며 “AI 시대에 절대 필요한 반도체를 누가 장악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최근 미국이 대만에 반도체공장 이전을 제안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 이 전 지사는 “전 세계 반도체의 50%를 차지했던 일본에 미국이 플라자 합의를 강요하며 한국이 기회를 얻었고 일본 경제는 무너졌다”며 “미국이 한국 없이는 살 수 없는 반도체의 핵심 전략을 찾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라고 당부했습니다.
이기호 선임기자 actsk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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