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가 개인정보 안전조치와 수탁자 감독 의무를 위반한 5개 기관·업체에 과징금 5억4660만원, 과태료 12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이번 처분 대상에는 정부가 운영하는 '정부24'도 포함됐는데요. 개보위는 위탁을 맡긴다 해도 시스템을 최종 점검하는 공공기관에 안전조치 의무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개보위는 27일 제10회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행정안전부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수탁업체 미소테크에 대한 제재 처분을 의결했습니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2026년 제10회 개보위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개보위)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통합행정 서비스 포털 정부24에서는 지난해 4월 교육부 NEIS 연계 민원서류와 국세청 납세증명서 관련 소스코드 개발 오류로 1233명의 개인정보가 타인에게 공개됐습니다. 올해 5월에는 주민등록증 발급상황 조회 서비스의 인증 취약점으로 주민등록증 발급상황 4건이 타인에게 조회됐고, 공유누리 홈페이지 업무게시판에 올라온 공공주차장 담당자 파일이 구글 검색에 노출돼 3828명의 개인정보도 노출됐습니다.
조사 결과 행안부는 국세 납세증명서 서식 변경 과정에서 개인 발급 테스트만 하고 법인 발급 테스트는 누락하는 등 사전 점검을 소홀히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유출 사실을 인지하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72시간을 넘겨 통지했고,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수탁업체를 일부 누락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이에 개보위는 행안부에 과징금 2억7300만원과 과태료 75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농촌진흥청과 소속기관, 수탁업체 미소테크에 대한 제재도 이뤄졌습니다. 올해 4월 농진청과 소속기관으로부터 시스템 유지·관리 업무를 위탁받은 미소테크의 네트워크 저장장치, NAS에 저장된 개인정보가 해커에게 탈취돼 다크웹에 게시됐습니다. 해당 NAS에는 이름, 주소, 연락처, 이메일주소, 직장정보, 과학기술인번호, 농장정보 등 개인정보 57만5000여건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미소테크는 위탁받은 개인정보를 자체 NAS에 무단 보관했고, 해당 장치를 외부 IP로 접근 가능한 상태로 운영했습니다. 관리자 계정도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설정하는 등 접근통제 조치가 미흡했습니다. 이에 개보위는 미소테크에 과징금 8250만원과 과태료 45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위탁자인 농진청 등도 책임을 피하지 못했는데요. 이들 기관은 용역사업 종료 때 수탁업체로부터 '자료미보유확약서'만 받았을 뿐, 노트북이나 외장하드 등에 개인정보가 실제로 파기됐는지는 점검하지 않았습니다. 수탁업체의 개인정보 보유 현황과 업무처리 환경도 제대로 파악·통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보위는 농진청에 과징금 1억6800만원, 국립농업과학원에 과징금 2310만원 등을 부과했습니다.
이번 처분은 공공기관 정보화사업에서 개인정보 유출 책임의 기준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개보위 관계자는 "정부24처럼 정부가 운영하는 서비스에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한 경우, 개발·운영 업체를 활용했다는 이유만으로 공공기관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스템을 최종 검수하고 서비스하는 주체가 공공기관인 만큼, 개인정보 처리자로서 안전조치 의무를 져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미소테크 사례처럼 수탁업체가 위탁 범위를 벗어나 개인정보를 별도로 보관하다 유출된 경우에는 수탁업체에 직접 책임을 묻고, 위탁기관에는 관리·감독 책임을 묻게 됩니다.
개보위 관계자는 "농촌진흥청 사례는 농진청 홈페이지나 시스템에서 유출된 것이 아니라, 수탁업체가 개인정보를 별도로 보관하다 유출된 사안"이라며 "이 경우 유출에 대한 직접 책임은 수탁업체에 묻고, 위탁기관에는 수탁자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을 묻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개보위는 앞으로 공공부문 정보화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보호 취약요인을 점검하고, 위·수탁 구조에서 발생하는 관리 공백을 줄이기 위해 처분 사례를 공공기관에 공유할 계획입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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